입술에서 나비

야마다 에이미

by 정작가

마치 오래전 보았던 한 편의 영화포스터가 연상된다. <양들의 침묵>이라는 영화의 포스터인데 입술 지점에 한 마리 나비가 배치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소설 또한 그런 장면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 것은 여자의 입술이 애벌레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 때문이다.


애벌레라는 것은 미성숙함을 상징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기에 등장하는 부부의 관계는 위태롭다. 인간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이 말인 것처럼 이들 또한 정제되지 않은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니 이들 부부의 관계 또한 정상적이기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급진전되는 계기가 생기는데 바로 여자의 입술에 있던 애벌레가 성충이 되어 나비가 되어버린 일이다. 그렇다. 이제 이들 부부는 그동안 상처를 딛고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제대로 된 관계 형성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그런 이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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