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 고명환 / 라곰
고전의 가치를 설파한 책이라면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베스트셀러로 각인된 책이었기에 그런 것 같다. 이 책 또한 고전의 가치를 일깨워주긴 하지만 이지성 작가와는 결이 다르다. 작가 또한 전업 작가가 아닌 개그맨 출신의 저자이다. 개그맨 하면 일단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명석한 두뇌다. 그런 저자의 정체성답게 작가, 개그맨, 사업가로서 다방면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유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이런 저자의 이력을 알게 된 것은 저자 강연회를 통해서였다.
<고전이 답했다> 시리즈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책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다른 책은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있다. 강연을 듣고, 2권의 책을 구매하는 것에는 큰 망설임이 없었다. 흡인력 있는 강연으로 언제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그 마력에 흠뻑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책날개에서 저자의 소개를 보면, ‘아침 긍정 확언’이 1000일째 도달했다고 적고 있다. 무엇이든 매일 꾸준히 66일을 하면, 그런 행동이 습관이 된다고 하던데 1000일째라면 평생의 습관으로 굳혀진다고 해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개그맨 이외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글을 쓰는 몇 안 되는 작가에 속하는 그이기에 작가 또한 부업이라기보다는 전업의 범주에 놓아도 손색은 없을 것 같다. 벌써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와 같은 베스트셀러를 보유한 저자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며 다음과 같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이 말은 ‘이타적인 삶의 방식이 결국 스스로를 구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살아가면 자기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좀 더 넓은 견지에서 보면, 결국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구원되는 기적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이런 인식 또한 수많은 고전을 탐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을 것이다.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 –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의 강점은 일단 술술 익힌다는 점이다. 텍스트가 빈한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내용이 허술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저자가 고전을 읽고 느낀 점을 자신의 인생관에 비춰 명료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것도 아니고, 고전의 내용을 저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는 점도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이라는 것은 시대와 환경, 생활양식 등에 따라 각기 적용할 시점과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간파한 작가의 의지 또한 책의 구성에 반영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다소 개념적인 단어는 사전을 직접 인용하여 그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 준 것도 독자를 배려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매 장을 넘기다 보면, 다양한 고전과 대면하게 된다. 그 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인용구는 저자의 철학과 가치관의 옷을 입고 새롭게 변모한다. 어떤 고전의 내용 또한 똑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저자의 생각 또한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수준 차이라기보다는 가치관과 성격의 차이로 바라봄이 그나마 합리적일 것이다.
“사람에 묻지 말고, 고전에 물어라. 그 안에 진짜 길이 있다.”
책 띠지에 적혀있는 이 문구는 이 책의 정체성을 드러내 주는 대표적인 구절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궁금한 답을 찾고자 할 때 고전은 그에 대한 답을 내어줄 것이다. 저자가 책 제목을 <고전이 답했다>로 정한 것도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답이 이미 어떤 고전에는 적혀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선택한 제목이 아닐까.
이 책의 소제목처럼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