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닭을 빌려 알을 낳다

미무라 겐조

by 정작가

부동산개발회사 사장으로 성공한 일본의 입지전적인 인물인 미무라겐조의 일화는 우리에게 아이디어의 가치가 얼마나 큰 가치를 주는지 일깨워준다. 미무라 겐조는 산업화된 사회에서 토지가 곧 돈이 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후 토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과정을 거쳤던 미무라는 회사 창업자들에게 장애물이 되는 것은 회사나 공장을 설립할 토지의 높은 지가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 높은 지가는 도시를 벗어나거나 외진 곳, 버려진 땅 등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벽이었다. 그가 택한 방식은 무자본으로 싼 값의 토지를 개발해 토지와 임대주와 창업자를 중개하는 일이었다.

토지 임대주에게서는 시중보다 비싸게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제안을 했고, 그런 방식에 동의한 토지주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공장이 필요한 기업가들을 찾게 되었고, 아예 미무라부동산개발이라는 회사까지 차리게 되었다. 무일푼으로 남의 땅을 회사 창업자에게 소개해주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게 된 것이다.


미무라 겐조의 성공 방정식은 일종의 ‘남의 닭을 빌려 알을 낳는’ 전술이었다. 구전설화 속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봉이 김선달 또한 대동강 물을 팔았던 희대의 사기꾼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생각이 아이디어로 작용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원천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미무라 겐조의 사례는 요즘에도 <배달의 민족>, <우버택시>,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공유플랫폼을 통해 현실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


미무라 겐조의 사례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과연 이런 방식의 투자가 현재에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현대 사회에서 부동산 투자는 각종 규제, 세제 등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할 수많은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뭔가를 도전하려고 할 때 환경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를 잘 만나지 못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나이가 많아서 등 수많은 핑곗거리를 대며 현실을 회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미무라 겐조 또한 무일푼으로 자랐지만 그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가 부동산계의 큰 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주어진 여건에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사업에 접목시켜 부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이유 때문이다.


그의 일화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가 사업을 벌이기 전 치밀하게 사업에 대해 연구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부동산개발이 커다란 성공을 가져다줄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토지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 과정이 없었다면 회사의 창업을 방해하는 주요인이 높은 지가라는 사실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토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과정을 거쳐 낮은 지가로도 창업의 길을 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직접 부동산개발회사를 차려 이제는 공장이 필요한 기업가들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던 기지를 발휘하게 된 것이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절반을 내 것으로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