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카루소
한 인간의 성공 신화는 종종 예기치 않은 시련을 뚫고 우뚝 선 가운데 발현된다. 엔리코 카루소 또한 그런 경우다. 그도 처음에는 가수로서 자질이 없어 보였지만 개의치 않고, 성악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오죽하면 음악 선생님마저 노래에 소질이 없으니 다른 걸 하는 게 좋겠다고 충고할 정도였다. 성인이 되어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틈틈이 노래를 연습했다. 그는 단지 노래만 연습한 것이 아니었다. 매일 밤 커다란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노래가 끝나면 관중석에서 수많은 박수갈채를 받고, 관객들이 올라와 꽃다발을 안겨주는 장면을 상상하며 잠이 들곤 했다. 그가 성공한 요인 중에서 자신의 꿈을 상상하고, 열망했던 것은 수많은 노력 중의 하나였겠지만 꾸준히 마음속에서 그런 심상을 그렸기에 유명한 테너 가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가수가 되기 위해서 힘든 노력의 시간을 거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성공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 이면에 숨겨진 노력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이 장의 일화에서도 노력하는 과정은 한 줄 정도로만 언급되고, 가수를 향해 꿈을 꾸는 과정에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이는 꾸준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현할 동력으로서 자기 암시 또한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성공했던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렇듯 힘들고 어려운 과정에서도 자기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구체적인 이미지를 반복해서 되뇌고, 이를 심상화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에서 소개되었던 R=VD라는 공식을 해석해 보면, 현실(R)은 생생하게(VIVID) 꾸는 꿈(DREAM)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엔리코 카루소 또한 어릴 적부터 가수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그 길을 가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를 응원하기보다는 소질이 없다고 폄하하기 일쑤였고, 그런 핀잔과 충고를 들으면서 자랐어도 결코 자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때론 주변의 평가가 전부인 양 자신의 소신을 굽힐 때가 종종 있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가 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자기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선의의 충고는 받아들여야겠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론 타인의 성취를 폄하하기도 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런 것에 휘둘리게 되면, 정작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지 못한다. 엔리코 카루소가 만일 주변의 평가를 그대로 인정하고, 가수의 길을 포기했다면 그는 유명한 테너 가수로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고로 타인의 충고에는 귀를 열되 자기가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전진할 수 있는 뚝심도 있어야 한다. 결국 한 가지 목표에 정진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꿈을 내재화시키는 일이다. 엔리코 카루소는 그런 내재된 힘을 통해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