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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Mar 31. 2024

겨울의 끝, 봄의 시작

끄적끄적

추운 정도는 예년보다 덜했지만,

길고 지루한 걸로 따지면 여느 해보다 심한 겨울이었다.

세상은 뒤숭숭하고,

선거 앞두고 정신이 획 돌아버린 또는 본성을 드러내는 미친 언행을 연거푸 듣고 있자니 귀가 어지럽다.


3월 마지막 날,

집을 나서서 길을 걸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왔더라.

가족들도, 강아지들도 많이 보여서 훈훈한 분위기.

개나리도 피어나고 저쪽 산에 드문드문 옅은 분홍빛이 무리 지어 있는 걸 보니,

봄이로구나, 마음이 설레었다.



겨울은 치워버려야지.

겨울옷 세탁을 시작했고.

겨울 내내 집안에서 신은 쿠션 있는 양말 세 켤레는 발바닥 부분이 얇아져서 현관 바닥을 닦고 버렸다.

집에서 줄곧 입은 검은색 옷들은 재활용 박스에 넣으려고 빨아서 싸두었다.

칙칙한 옷 싫어,

화사한 봄옷으로 바꿔 입을 테야.


겨울 침구도 바꾸고,

얼추 대청소도 했으며.

밥상에도 싱싱한 봄채소를 올린다.

쑥버무리도 한 번은 해 먹어야지.

(아, 인간적으로 채소값이 너무 비싸다.)

지난 늦가을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었다가 아이고, 하고 다시 둘렀네.

아직은 목이 시려요.



1월 1일이 공식적으로는 2024년의 시작이었고.

하늘의 새해는 입춘으로 시작되며.

마음으로 따져서는 설날이 새해의 시작이라면.

화사하게 꽃이 피어나고 날이 포근해지는 4월은 몸으로 실감하는 한 사이클의 시작이다.

더는 미룰 수 없어.

새해가 되었으니 나도 낡은 옷은 벗고 새 옷을 입자.


봄은 얼마나 고마운가.

지난 시간을 매듭짓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하늘과 땅이 격려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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