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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승주 Feb 26. 2024

닿을 수 없는 진심, 위로

그대로 엉켜버린 마음 간의 갈등



나는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이었다. 지금도 약간은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위로(공감)에 대해 오랫동안 고찰해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영원히 남의 고통에 100프로 공감할 수 없고, 그만큼 상대방에게 위로의 마음을 100프로 전달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힘들어한다면 그 사람의 심리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구해서 진심으로 위로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널 위해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생각을 했고, 널 위한 방법을 깊게 생각해봤어.' 라는 마음이 닿길 바라면서 상대방 입장에서 끊임없이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방식을 좋아해주는 사람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에서 나는 그런 깊은 위로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었고, 나도 다는 아니더라도 내가 남들에게 했던 노력을 약간이라도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언제나 나를 실망시켰고, 나는 점점 스스로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고, 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인가 싶었고, 남들이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 일을 나 혼자 오지랖으로 해놓고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의식에는 계속 바라던 중에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세상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깊은 위로를 건네줄 여유가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찌 보면 누군가에게는 나도 위선적이고, 오만해보였을 수도 있겠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상대방 마음을 헤아려줄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있었을 수도 있겠다. 혹은 나의 호의가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찌 됐든 모든 행동에 있어서 그것은 나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결과도 내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 그러니 남들에게 너무 바라지 않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실망하지 않으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굳이 위로하고 공감하기 위해 힘쓸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진심은 그 사람에게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이고, 굳이 위로를 건네며 나의 순수했던 진심이 변질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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