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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롱님 Nov 01. 2020

스마트폰 사주기 전 미디어 놀이가 필요한 이유

광고홍보쟁이 엄마표 미디어 놀이 #5


사실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0년 초에 코로나 19가 발병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이의 미디어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초등 입학 선물로 사주지 않았기에 TV 시청시간과 유튜브/게임 시간은 충분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의 노출량이었을 테니까.


출처: PxHere

입학식이 사라진 3월 2일부터 가정 내 자기주도학습을 빌미 삼아 EBS 동영상과 학교에서 보내주는 온갖 유튜브 교육 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스크린 노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다. 물론 필연적인 증가였지만, 코로나 사태로 빚어진 상황 속에서  아이에게 미디어를 제대로 알려줘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스크린이라고는 TV와 극장 밖에 없었던 시절을 보낸 엄마는 TV, 노트북, 패드, 스마트폰 등의 디바이스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 역시 학교에서 익혀야 하는 한글과 수학을 다양한 스크린으로 배우고 있다. 본투비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엄마 같은 디지털 이주자와는 다른 학습 DNA를 지니고 있다. 김난도 교수팀의 2021 트렌드 코리아 라이브를 듣고 있으니 포스트 코로나의 교육은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혼합형 교육)을 유지할꺼란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수업이 뉴 노멀이 된다.


출처: PxHere


아이가 지금 보는 미디어의 콘텐츠가 수업인지, 놀이인지, 멍 때리기인지 그 경계가 불분명한 가운데 공부 수단으로써, 여가 시간을 보내는 친구로서 경험하게 되는 미디어의 속성을 알려주고 싶다.



미디어(Media)란, 중간에 자리하여 사이를 매개하는 것을 통칭하며 여러 관점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달라진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미디어(media)는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또 네이버 지식백과에선 미디어를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라고 말하거나, (정보통신용어사전, 2008. 1. 15., 윤승은) 미디어란 인간 사회에서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을 가리키는 말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이라고 표현한다.


출처: PxHere


모든 정의가 맞다. TV, 신문, 라디오, 잡지 흔히 말하는 ATL(Above The Line) 매체 외에도 오프라인 행사, 뉴미디어 등 수많은 BTL(Below The Line) 매체가 주변에 존재한다.



8살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한 뒤 EBS 채널을 튼다. EBS 선생님들과 수업을 듣고 나면 오전 11시 정도 된다. (1학년이지만 이어서 방송되는 2학년 수업도 보며 논다.) 점심을 일찍 먹고 나서 학습 꾸러미들과 문제지 등을 풀고 나서 피아노 연습도 하고, 인형놀이도 한다. 오후에 학원이라도 갈 수 있는 날이면 1~2시간씩 외출을 하고 오지만 집콕하는 날은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만화영화를 보여달라고 한다.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저녁 6시가 되면 EBS 보니하니나 만화채널을 또 본다. 스마트폰으로 리딩게이트에서 영어 책 3권을 읽고, 15분 정도 제페토 게임을 한다. 나의 통제 하에서 아이가 하루에 노출되는 스크린 양은 공중파 TV 4시간, 유튜브/넷플릭스 1~2시간, 스마트폰 3~40분 정도… 대략 하루 6~7시간이다. 8시에 기상해 9시에 취침하는 아이의 하루 일과 중 절반 가까이를 스크린과 함께한다. 그 외에도 엘리베이터 내 광고들, 학원에서 언니 오빠들이 하는 게임들 구경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숫자이다. 학교만 정상적으로 등교했어도 이 중 절반은 줄일 수 있었다.

 

출처: 여성가족부 2020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 보도자료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스크린 노출 양도 증가했다. 여성가족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금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이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되었고, 위험사용자군은 다소 감소했다. 스마트폰보다 인터넷 과의존 청소년이 더 많으며 증가폭이 컸다."고 한다.


아이의 일과표를 함께 그려본 적 있다. 하루 중 언제 온라인 수업을 듣고, TV를 볼 것인지 표시하며 적정 스크린 양을 지켜보자고 했다. 스마트폰 계약서처럼 미디어 사용도 아이와 약속을 만드는 것이 좋다.


1) TV는 어떤 채널을 언제, 얼마나 볼 것인지, 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합당한 이유를 얘기하고 조율하기.

2)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채널이나 콘텐츠를 부모가 사전에 검열해보기. 전체 연령이나 아이의 나이에 적합한 연령대인지 살펴본다. (8살이지만 짱구, 신비 아파트는 우리 집에서 금지이다.) 그리고 초기엔 무조건 부모가 함께 봐야 한다. 자꾸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가 입 벌려 멍하니 빠져드는 걸 막아야 한다.

3) 영어와 같은 외국어 교육에 미디어를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기. 특히 넷플릭스는 유용한 점이 많다. 유아 때 한국어 버전 전에 영어 버전을 보기 시작하는 것도 좋다.

4) 게임도 미리 부모가 이용해 보고 유해성을 확인하기. 사고 미니(Sago Mini) 같은 수준 높은 교육용 게임이 많다 보니 잘 살펴보면 아이의 효능감을 높이는데 긍정적이다. 타이머를 설정해서 시간 약속을 지키는 훈련을 어렸을 때부터 해두면 도움이 된다.


내 아이폰이 매주 나에게 보고하는 스크린 타임처럼, 아이가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양으로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신생아였던 시절 모유&분유량, 기저귀 사용량을 열심히 기록했던 엄마로 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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