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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Jun 21. 2022

논산여농 ‘토종모임’과 ‘언니네텃밭’이야기

- 논산@Eat Local  “잊혀져가는 우리맛 토종 미식여행”


지난 6월 18일, 논산시 연산문화창고서 ‘지속가능 미식의 날’을 운영하였다. 이날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농부없이 미식없다”를 강조하는 지속가능미식포럼이었다. 첫번째는 “토종씨앗과 자연농법”으로 자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90년생 농부의 이야기였다(발표자=너멍굴농장 진남현 농부).



최근 논산에서 먹거리의 화두는 토종(土種)이다. 지난 5월 9일, 논산여성농민회는 한살림매장 앞에서 토종모종 나눔행사를 했다. 메옥수수, 토종오이, 노랑상추 100주씩 총 6판 600주를 무료 나눔하였다.  5월 13일 논산은 미식여행지가 되었다. 연산 문화창고 슬로푸드 내일의식탁팀이 주관하는 발효미식여행@논산은, 전통장(서풍골 농원), 술(양촌양조장), 식초(향지촌), 연산부엌(연산오계 백숙) 등을 방문하면서 체험, 시식을 하였다.


논산@Eat Local 미식여행은 “잊혀져가는 우리맛 토종미식여행”이다 .논산관광홍보차 운영하는 토종먹거리체험 프로그램인데, 5월에는 13일, 6월에는 10, 17일 실시했고 7월은 19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논산의 더불어농원, 궁골식품 등이 참여하였는데, 부각된 테마는 ‘토종’이었다. “텃밭을 중심으로 한 삶” 순서를 진행한 강사는 ‘언니네텃밭’ 김재연 농부였다. 작물설명을 하면서 토종배추씨앗과 토종뿔시금치 등의 채종과 나눔을 실시하였다. 점심식사는 토종 작물 밥상으로 차렸다.

– 삼동파 vs. 대파 구이 비교

– 토종작물 김치, 장아찌 (구억배추 등)

– 토종작물 비빔밥(토종다래와 수비초로 만든 고추장)

– 토종 다래 효소차



6월 10일 진행된 '잊혀져가는 우리맛 토종미식여행'  외국인도 우리토종을 즐겨먹었다.


논산여농 토종을 지키는 사람들 모임


논산여성농민회(이하·여농/ 회장·권태옥)는 3년 전부터 토종 씨앗을 모으고 키워서 나누는 일을 해왔다. 올해는 시내로 나와서 토종나눔을 공식적으로 하였다. 씨앗 나눔은 지역 씨앗 수집에서부터 시작된다. 논산여농회원 중 ‘토종을 지키는 사람들 모임’이 따로 있다. 이 회원들이 아는 할머니들 집을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면 옛날 씨앗을 내놓는 분이 있다. 그렇게 모은 종자를 농업진흥청 유전자원센터로 보내면 회신이 온다. 우리 토종임을 확인받으면 산림청,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등에도 보낸다. 논산에서는 여농을 중심으로 이웃 농부들에게 퍼뜨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논산여농은 권태옥 회장이 이끌고 있다. 더불어농원 대표인 권 회장은 토종지킴이다. 더불어농원은 무농약, 무화학비료, 무비닐, 무경운 저탄소 친환경 유기농 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상월면 월오리에서 유기농을 넘어 저탄소 농법을 개척중이다. 유기농 토종을 자연순환으로 농사짓기에 ‘토종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논산여농에서 생산되는 토종 작물 수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 나누는 토종작물은 삼동파를 비롯, 토종단호박, 구억배추, 칠성감자, 수비초 고추, 토종경종배추, 토종오이 등이다. 이런 토종을 비롯하여 논산여농이 생산하는 농산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탑정호의 논산시로컬매장, 논산한살림, 대전mbc로컬, 마르쉐장터, 언니네텃밭 등이다.


<언니네텃밭>은, 전여농이 전국 여성농민들의 농산물 유통을 위해 마련한 온라인 장터이다. www.sistersgarden.org 소비자는 바로 구매가 가능하며, 생산자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등록함으로써 조합원이 되는 구조다. 자기가 직접 기른 작물이나 가공한 물건만 팔 수 있어서 대부분 소량판매 형태이다. 논산여농에서도 언니네텃밭에 상품을 업로딩하는 여성농민들이 좀 있다. 권태옥(=녹미, 앉은뱅이밀), 유화영(=생비트, 감자, 밤호박), 연정삼(=메리골드차, 돼지감자꽃차), 김재연(=향토음식) 등이다.






‘언니네텃밭’에서 ‘재연언니’의 별미행진


김재연 논산 토종모임 회원은 ‘재연언니’라는 상호로 출시한다. 성동 삼산리에서 직접 지은 농작물들은 물론, 토종구억배추 등 독특한 김치류의 상품들을 꾸준하게 판매하고 있다. 김재연 회원은 시청 뒤편에서 ‘줌마네간장게장’도 운영하는데,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언니네텃밭으로 회복하였다고 얘기한다. 온라인 판매를 아들 문덕주 씨가 도와서인데, 논산토종과 언니네밭에 관한 인터뷰는 모자가 함께 한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논산여농의 토종 이야기부터 들려주세요.


우리가 발굴한 토종 중에서 대표적인 토종은 ‘삼동파(자색, 흰색)’인데, 정말 매력적인 아이예요. 파 위에 다시 파를 맺는 모양새인데 주아가 달린답니다. 주아를 심으면 바로 다시 작물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놀랬어요. 처음 봤을 때는 기형인가도 싶었거든요. 흰대가 작기는 하지만 맛도 대파보다 좋고 쓸모가 다양해 더 많이 키워보려 해요. 집에서는 적은 양을 절임장해서 먹었는데 참 맛있게 먹다가, 소량이나마 팔아 보았어요. 금세 팔리고 나니까 아깝기도 하고 더 못 먹은 게 후회되더라구요(웃음). 연산 문화창고 토종먹거리체험에서 삼동파 주아 체험을 주력할 겁니다.



언니네텃밭에서 인기있는 것도 토종이겠죠?


네, 인기품목 중 하나가 “고추고”랍니다. 고추고란 발효시킨 고추로 만든 고추잼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붉은 빛깔의 매콤 달큰한 소스입니다. 이걸 만들어주는 작물이 ‘토종 수비초고추’랍니다. 이전에는 우리만 먹던 거였는데, 소량씩이나마 팔게 돼서 뿌듯해요. 만드는 법은 정말 간단하다 싶었는데, 이건 정말 시간이 만들어 주는 거더라구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세상으로 못 나왔을 거 같아요~ 시간은 엄청 걸리지만 독보적인 맛 같아서 내가 먼저 만족하며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량 출시를 하고 싶지만 수비초 생산량과 시간에서 문제가 되어요. 고추고는 시간이 걸리지만, 수비초고추김치는 수확기에 맞추어서 담그니까, 그때는 제대로 판매해요.  


일반상품으로 인기상품은요~?


고추고 말고 ‘검국장’이라고, 검은콩으로 만든 청국장이 순위에 들어요. 우렁이쌀로 만든 ‘오색떡국떡’도 인기인데, 오색을 내주는 건 비트, 단호박, 현미, 백미, 모시랍니다.  이 중에서 단호박을 빼먹을 수 없겠네요. “토종 단호박”은 처음에는 가게에서 반찬으로만 쓰다가 요즘은 다양하게 상품화해봤어요. 집에서는 말린 걸 가루로 해서 은은한 단맛을 내는 조미료로 쓰고 있는데, 달달한 단호박 식혜 만들어서 판매도 해요. 당도가 빼어나고 육질이 쫄깃하면서 달큰한 게, 말린 단호박 한참 먹다가 배불러서 밥을 못 먹은 적도 있었어요^^



김치상품이 꽤 많네요? 김치는 제조자가 많던데, 일반김치와는 뭐가 다를까요?


우리는 시즌별 제철 작물을 모두 김치로 담아요. 최근에 담근 건 달래파김치, 땅두릅김치고요.... 가을에 담근 갈치김치는 3월에 내다팔았는데 금세 동 나서 우리 먹을 게 없어졌답니다. 황석어 토종고추잎김치, 토종오이백김치, 삼동파김치, 경종 구억배추 김치, 토종 경종 무 국물김치 .... 시즌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줄기차게 담는 거 같아요.


토종이야기로 돌아와서 마칠까요?^


토종 덕분에 논산여농은 행복해요. 토종을 알리고 이 땅을 건강하게 지켜내려는 마음들이 한데 모여서죠. 낮에는 열심히 농사하고 회의 때는 모여서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를 나눠요. 가을추수까지 마무리하면서 힘이 들지만, 토종씨앗을 찾아 나서요. 마을 구석구석 돌며 어르신들 만나서 대 물려 지켜온 씨앗들을 찾아내죠. 씨앗에 얽힌 이야기는 받아적으면서요. 너무나 소중한 그것들을 이듬해에 심고 씨를 많이 받아 퍼뜨리면서 ‘한가정 한씨앗지키기’도 해요. 어딘가에 숨어 있는 우리의 귀한 토종을 찾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인답니다!^


6월 18일 논산시 연산문화창고에서 진행한  ‘지속가능 미식의 날’



토종밥상(현미밥 우렁이강된장 생청국장 명이쌈 호박잎쌈 구억배추 상추쌈  방아입절임장 뒤안마늘 인삼장아치 매실장아치 삼동파주아로 만든 장아치와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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