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녕 쌩글삶글 Jun 22. 2022

“농촌카페는 농심까지 통째로 팔아요”

[체험형카페] 노성의 딸기체험카페 ‘베릴리(Berily)’

요즘 면소재지에도 카페 붐이다. 논산 상월면에도, 노성면에도 도시풍 세련된 카페가 너댓 곳이다. 시골 전원 카페들은 나름의 개성들을 뽐낸다. 노성의 ‘홍카페’ 들어서면 예전 한옥 분위기를 살린 서까래가 정겹다.


노성 읍내리에서 병사저수지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노성초등학교다. 올 봄에 학교 초입 건너편으로 모던한 카페가 하나 들어섰다. 이 동네 이름은 ‘소곡’이다. 그 동안 여기서 ‘딸기야농원’을 운영하는 전영호·양은주 부부가 ‘소곡상회’라는 브랜드로 농산물들을 내다 팔았다. 바로 그 농토 중 일부를 카페자리로 하고, 스마트한 농촌체험형 카페로 변신한 것이다. 



주변환경도 자연스럽다. 바로 옆이 야트막한 야산 아래로 실개천이 흐르고, 카페 아래로는 딸기하우스 5동이 도열해 있다. 그 중 한 동은 장애인 체험장 1동이다. 별도 한 동은 요즘 인기 상승중인 블루베리 딸기 하우스인데, 내년도 개방을 염두에 두고서 시험적으로 일구는 곳이다. 하우스 외에 좀 떨어진 밭에서는 깨, 팥 농사도 짓고 축사도 한 동 있어서 한우 15두를 키우는 종합농이기도 하다. 


손님과 함께 우연히 들른 기자의 테이블에는 수제 딸기주스, 딸기우유, 그리고 딸기전병까지 올라왔다. 전영호 농부는 인사만 나눈 후 밭으로 나가고, 양은주 주인장과의 수다는 딸기수다쪽으로 기울었다. 


5대농부로서 ‘딸기야농원’과 딸기카페를 운영하는 전영호·양은주 부부


이제 농촌도 다방시대가 지고 카페시대가 열리는 거 같아요. 안으로 들어와서 얼핏 보니까 도시카페 분위기 같은데, 차별화를 기한 점이 있다면요?


우리는, 그냥 카페가 아닌 체험형카페입니다. 일반카페로 얘기한다면, 농부가 농장에서 재배한 농산물이나 가공품, 디저트를 직접 먹을 수 있는 공간이죠. 카페보다는 체험에 더 비중을 두기는 했어요. 요즘 노성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잖아요. 명재고택, 노성산, 병사저수지와 한국유교문화진흥센터 등 지역관광객이 늘어가는데, 우리 농장 자체로도 입소문이 나서 체험하러들 많이 오세요~~ 그분들에게 농촌체험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주 목적이고요, 방문객들 대상으로 농산물과 가공품, 농부 디저트를 판매하는 로컬푸드장이기도 하답니다.  


사회적 약자와 일반인 모두가 행복한 딸기 체험 공간. 오가는 공간이 널럴하다.


들어와 보니 탁 트였고, 꽤 넓다는 느낌이 드네요~


마당은 주차장을 크게 하는 대신, 잔디를 깔아서 여유로운 정서를 고려했어요. 내부는 50여평 규모인데, 체험장, 제조시설, 판매장, 장애인 겸용 화장실을 갖추었습니다. 영유아와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문턱을 모두 없앴지요. 체험장 모든 바닥은 턱 없는 평지랍니다. 체험객의 편의시설에 면적을 최대로 할애했는데, 식생활관련 교육과 체험을 위해 싱크대 시설도 준비를 해놓는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교육적 요소로 신경을 많이 썼답니다!^                                     

                                       

그럼 여기서는 주로 어떤 체험들을 하게 되나요?

 

딸기따기나 딸기잼·청 만들기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할 겁니다. 우리 베릴리딸기체험 프로그램은 ‘딸기를 이용한 먹거리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딸기 찹쌀떡, 케익, 퐁듀, 쿠키 등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장이니까요. 체험도 하지만 판매도 병행합니다. 이 딸기 전병의 경우는, 이 일대 하나로마트 가공품 중에서 판매1위 고공행진중이라고 해요^ 


 


그러보 보니 카페 이름이 ‘베릴리’네요? 무슨 의미인가요? 


Berily는 영어 berry(딸기)+verily(참으로, 진정으로)의 합성어입니다. ‘진정으로 옳은 딸기를 생산하는 곳’이겠죠!^ 우리는 부모님의 농사철학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나나 내 자식 입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남 입에도 못 들어간다.” 5대째 농부인 아버님의 확고한 철학인데, 이러한 생각을 오롯이 담아보았습니다. 현재 우리는 무농약 인증을 받고서 친환경재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게 아니예요. 그간 우리는 부모님께서 농사지으신 것을 판매하고자 동네 이름을 따서 ‘소곡상회’란 브랜드로 운영해 왔어요. 그 취지는 좋았지만 우리 주작물인 딸기와의 연관성이 다소 떨어져 고민하던 차에 사업의 확장성 겸 통합 브랜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베릴리’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농촌인력이 노령화되고 해서 농사만으로도 힘들텐데, 카페를 발상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요?

 

딸기 농사만 지어서 먹고 살기엔 힘든 세상이 된 거 같아요. 또 1차 농산물에만 집중하기엔 규모가 크지 않고 다른 수익 창출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현재 생산하는 가공품도 판매하고, 제가 여러 곳 수업을 나가는데 ‘그 일을 한곳에 모아서 해보자’는 발상에서 시작을 했어요. 여기 딸기체험은 코로나 터지기 전부터 시작을 했어요. 코로나 이후 체험 트렌드가 바뀌더군요. 단체 버스는 줄고, 대신 가족단위 소규모 체험객이 늘면서 연중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꿈꾸게 되었던 거죠.  우리 부부는 농촌 교육도 열성적인데, 그 영향도 적지 않았죠. 2020~2021년 충남형사회적농업시범사업을 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일반인들 모두가 행복한 체험 공간을 생각했고, 그런 꿈을 실현해 본 게 ‘베릴리’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녹치 않을 거 같은데요...


준비 과정이 3년 여 걸린 거 같아요. 생각을 정리하고 전체적인 기획을 하는 데 1년, 사업계획서 만들고 예산 알아보고 하는 데 1년, 공사가 1년 걸리더라구요. 총 공사비는 2억 정도 들었는데, 일부는 지원금도 받았습니다. 출발 동력은 주었지만 우리가 구상하는 바를 이루기에는 상당히 모자란 금액이다보니 건축 공사는 남편과 아버님이 직접 달래들어서 한 게 대부분이었답니다!^ 오픈은 얼마 전인 4월 20일 했어요. 돌아보면 고생과 보람으로 점철된, 우리 가족으로서는 기적 같아요!^


막상 시작은 이제부터겠죠? 현재 베릴리는 6차산업 인증 농가로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딸기 관련 농산물과 가공품 또 체험프로그램을 판매합니다. 이런 형태의 운영 방식을 ‘농가카페’라고도 하는데, 각자 개별 브랜드를 만들어 쓰는 추세인 거 같아요.                                        


카페에서 다소 떨어진 농가에서 농촌체험도 함께 한다.

 

체험객 위주이긴 하지만, 오가는 길에 관광객도 들를 거 같습니다만....


딸기따기 체험오시는 분들 눈에는 딸기잼, 딸기과자가 인기고요, 수제 딸기케이크에도 눈길을 많이 주세요. 우리는 딸기생산농이니까 딸기 특성을 잘 알잖아요! 딸기 케이크는 금실품종을 사용합니다. 수분이 적고 과가 단단하고 향이 진하다보니 디저트에 어울리더라구요. 잼을 만들 때는 설향과 금실을 적절한 배합으로 만들고 있어요. 이 둘이 가지는 장점을 모두 이용하는 거지요.




여기에 들러 마시거나 먹고 가는 먹거리도 농촌카페니까 색다를 거 같아요.


딸기 요리는 무궁무진한데, 딸기 디저트도 함께 하지요. 딸기 케이크, 찹쌀떡, 우유, 주스, 쿠키, 잼, 쌀전병은 만들기 체험도 하지만 판매도 병행하고요.... 비딸기 시즌일 때는 생강청을 이용한 생강라떼를 주로 내놓습니다. 수제청 음료로 생강은 물론 살구, 블루베리, 앵두, 자두, 팥 등도 선보입니다. 곧 여름이니 동네 할머니들께서 농사지으신 팥으로 팥빙수 만들어 내놓을 예정이구요.... 꾸준한 인기 음료는 아무래도 생딸기를 갈아서 만드는 딸기 주스죠! 주스도 금실을 사용하는데 금실의 달고 품부한 향이 주스로 만들었을 때 진한 맛을 내거든요.                                         

 

농사지으랴, 연구하랴, 가공품도 생산하랴 버거울 거 같은데 팥농사처럼 지역과 연계하면 상생 공동체가 자연스러울 거 같아 보이네요. 지역에서 어떤 공동체 활동을 해가는지요?


우리가 나가는 지역 로컬푸드는 논산시로컬푸드와 풍남로컬푸드, 부적농협, 논산상상마당 등인데, 매대에 주로 딸기잼과 딸기쌀전병, 딸기쌀과자 등을 내놓아요. 귀농인들과 소통하며 작은 보탬이 되고자 귀농귀촌인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구요. 친환경청년농부 단체에서 활동하며 무농약 인증도 받았답니다. 또 한살림 내 자주모임인 ‘도란도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농부로, 지역민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한살림에서는 ‘식생활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답니다. 


대외적인 활동은 온라인 오프라인 넘나들겠네요?


온라인은 주로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농산물과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병행해요. 농장은 아버님을 필두로 가족경영이죠 뭐~ 바쁠 때는 대체 인력으로 충당한다고 하지만 농촌인력난으로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도 농사를 억척스레 짓다가 이제는 카페에서 체험과 서빙에만 올인하고 있는데, 이 일이 커지다 보니 채용공고를 내야 할까봐요!^




딸기수다가 얼추 끝난 후기자의 눈과 발은 실개천으로 향했다주변과 동네 전체가 어울어져서 크지는 않지만 농촌다움자연다움을 느끼는 고향집 느낌을 한껏 공유되는쉼과 힐링이 덤이 되는 시공(時空)의 그림을 그려 보면서.....


(베릴리 딸기 체험문의= 010-6456-5627 : 노성면 노성로 508-8)


논산시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 농가

 

 

  

작가의 이전글 논산여농 ‘토종모임’과 ‘언니네텃밭’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