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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Jul 02. 2022

한국수필가들이 논산을 찾은 단초 ‘김홍신문학관’

- 한국수필가협회의 논산 문학기행

지난 6월 23일 한국의 수필가들이 김홍신문학관을 찾았다. 정확히는, 전날 22일에 한국수필가협회가 대전에서 주최한 행사를 다음날 오전까지 다 마치고, 오후는 논산으로 문학기행을 떠난 것이다. 



김홍신 문학관에 버스 두 대가 도착하였다. 김홍신 작가가 문학관해설사가 되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전면의 문학관 1~3층을 안내한 후, 뒤쪽 집필관으로 가 본인의 집필실은 물론 2층 사랑방과 집필실들을 공개하였다. 특히 2층 중앙의 휴식공간은, 은진미륵이 있는 와우(臥牛) 형상의 반야산 기가 모아지는 핵이라 설명하니, 자연스레 포토존이 되었다. 


작가 사인회는 문학관 내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하루사용설명서(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바람으로 그린 그림, 단 한번의 사랑, 자박자박걸어요 등 각자 골라온 책 속표지에 만년필로 일필휘지하였다. 밖에서는 문학관과 연결돼 있는 건양대학교 캠퍼스를 거닐면서, 혹은 논산시민공원으로 가는 산책로(일명 ‘인간시장 가는 길’) 초입에서 반야산과 은진미륵 이야기로 문학의 향기를 나누었다. 


기념촬영은 ‘바람으로 지은 집’ 쌍원 로고 아래서 하였다. 김홍신 문학관의 상징은 모루와 겹동그라미다. 이날 해설을 자청한 김홍신 작가는 올해 코로나를 심하게 앓았던 사람 같지 않게 시종 사자후였다. 비결을 물으니 “다 여러분들 공덕이죠. 제 호가 모루입니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불에 달군 쇠를 두들길 때 쓰는 받침 쇳덩인데, 이렇게 인연 공덕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는 답변이다.   


모루는 충격과 열에도 의연한 쇠칼(武)이라면, 만년필과 잉크는 펜(文)이다. “문학관 상징인 검정색 동그라미는 검정 잉크고 붉은 동그라미는 제 영혼의 피를 찍어 쓰겠다는 뜻입니다. 저는 ‘죽을 때 만년필을 쥐고 죽겠다’는 마음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반세기 한국수필가협회와 논산수필붐


글 쓰는 이들 거개의 소원과 기쁨, 자랑은 원고지의 키높이다. “인간시장”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김홍신이 바람으로 지은 책은 136여 권이다. 이 날 행사의 주최측인 최원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도 수필집 열두 권 등 20권의 저서를 낸 왕성한 다작가에 속한다. 이번 문학관 방문에는 두 작가의 자별한 친분도 작용했다. 최이사장은 김홍신 작가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동서문학상의 심사위원이며,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이기도 해서다. 


현재 문단에는 수필전문지가 30종을 훌쩍 넘을 만큼 한국 수필문학은 우리 생활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수필가협회는 작년에 50주년을 맞은 한국 수필문단의 종가이다. 월간 “한국수필”을 50년째 발행하고 있고, 국내심포지엄은 매년, 해외 심포지엄은 격년으로 개최해 왔다. 


올해는 6월 22일 대전 계룡스파텔 대연회장에서 <제41회 한국수필 국내 심포지엄과 한국수필문학상 및 2022 한국 수필 신인상 시상식>을 거행하였다. 연말에는 해외한국수필문학상, 인산기행수필문학상, 한국수필올해의작가상, 한국수필신인작가상, 한국수필독서문학상, 한국수필신인상 등 수필 관련 제분야의 상을 운영 시상하고 있다. 


이번 한국수필가협회의 논산 방문이 ‘바람으로 지은 집’ 김홍신문학관에서도 바람이 불어서, 논산에도 수필 붐이 일고 논산발 문학상들도 잉태되는 태풍의 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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