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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Aug 11. 2024

휴가의 끝

Self-Portrait. 2024년 8월 11일 일요일, 폭염.

지난주 목요일, 업무를 마치고 서울에 올라가며 시작된 나의 여름휴가가 오늘로 끝났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다가올 월요일을 기다리며, 내포의 내 안식처에서 이렇게 쓴다.     


서울에서 정동진으로. 정동진에서 동해를 거쳐 강릉으로. 다시 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2박 3일의 짧은 동해안 기차여행을 홀로 다녀왔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엄마로부터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 날 충주로 내려갔다. 

충주에서 1박 2일 머무르며 외할아버지를 잘 보내드리고 곧장 대전으로 내려가 대학 후배들을 만났다. 대전에서의 짧은 1박 2일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니 목요일. 일주일이 그렇게 빨리 지나갔다. 목요일은 여독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금요일에는 다시 교육원 수업을 듣고 뒤풀이 자리에 참석해 술을 마셨다. 남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온전히 홀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나의 짧았던 여름휴가가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됐다.


오늘 이렇게 돌아보니 매 순간이 소중했고 빛났다. 누리로 열차를 타고 차창밖에 펼쳐진 동해의 아름다운 풍경도 그렇고,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넘게 걸어가 마침내 도착했던 강릉의 해변 풍경. 그리고 다시 해변을 지나 경포호수를 거쳐 숙소로 돌아오며 내 두 발로 온전히 보고 느낀 강릉의 모습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평생 간직하게 됐다.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리며 오랜만에 만난 사촌 동생들의 모습도 새로웠고, 대전에서 만난 후배들과의 술자리 또한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이만 먹었을 뿐, 그때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반갑기도 하고 좀 짠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보낸 주말은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쉬면서 다시 걸어갈 방향을 가늠하고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어서 또한 소중했다.      


휴가를 보내고 나니 8월도 벌써 3분의 1이 지났다. 남은 20일의 시간도 매 순간 알차게 보내야지. 

무엇보다 이달부터 다시 브런치에 글 올리는 일을 시작하자. 이렇게 소소한 일상이라도 적자. 또 영화 감상 글을 집중적으로 쓰기로 마음먹었으니 부지런히 보고, 생각하고, 기록하자.


해야 할 게 너무 많아 여기에 다 적지 못할 정도지만, 그 양에 압도당해 얼어있지 말고 무엇이든 하나라도 시작을 하자.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을 하자. 이렇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처럼.     


다시 시작되는 일상도 빛날 수 있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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