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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 Jan 09. 2022

클리핑 신드롬? 알로페시아?

포메라니안 보호자 필독!

미용 후 털이 듬성듬성 피부병이 걸린 것처럼 나는 강아지들에 대한 이야기.


동물병원에서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검색을 해봐도 애매한 답뿐 미용사들 사이에서도 모두 미묘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의 괴담에 가까운 이 현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1. 알로페시아?


미용 후 털이 안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애견미용사 십중팔구는 알로페시아라고 이야기한다. alopecia라는 단어는 '탈모'라는 뜻.

그래서 알로페시아라고 검색하면 온갖 강아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alopecia라고 검색하면 온통 대머리 이야기가 나온다.

강아지의 탈모를 찾고 싶으면 'alopecia X'로 검색하는 편이 좋다.

구글에 alopecia X로 이미지 검색시 보이는 페이지

그렇다면 X가 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X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원인은 미용이잖아요? 한다면 아, 설명을 잘못했다. 기작이 설명되지 않았다고 하면 되겠다.


대체 왜 털을 밀었다고 해서 저렇게 강아지가 듬성듬성 민둥민둥 해 지는지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고 그러니 명확한 치료법도 없다.

털을 되돌리고 싶어도 어렵다는 것.


꼭 미용 후가 아니더라도 그냥 어느 날 탈모가 일어났는데 원인을 찾지 못해 개선도 어렵다면 알로페시아 엑스가 된다.



2. 포메라니안만 생기는 문제일까?


포메라니안에게는 정말 흔한 문제이다. 애견미용사들은 포메라니안을 미용할 때 꼭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로페시아는 모든 개에게서 일어날 수 있다. 당연히 탈모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

미용과 관련된 알로페시아 엑스는 포메라니안이 대표적이며 그 외 스피츠 웰시코기 같은 이중모의 견종들에게 쉽게 일어난다. 단모종에게서도 꽤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아무튼 개의 털을 자른다면 꼭 알로페시아에 대해 인지한 채 해야 한다. 특히 이중모 견종을 미용할 때는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미용이 원인이 되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이 현상은 어떤 개에게서 던 지 나타날 수 있다.



3. 이 상태에 문제는 없을까?


대부분의 동물들이 자신의 털을 소중히 한다. 사람들도 머리털을 굉장히 소중히 하며 새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의 털을 손질하며 보낸다.


미관상 문제만은 아니다. 털은 체온을 유지시키고 외부의 자극을 막는 꽤 중요한 면역체계이다.

당장은 미관상의 문제만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당연히 좋지 않다.

실제로 알로페시아 엑스로 다른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개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 피부 각질이 과도하게 일어나 있고 털이 없는 탓에 여름 야외 활동 시 자외선에 피부가 상하고 겨울에는 치명적으로 춥다. 털은 항상 적절히 순기능을 하도록 남겨주는 것이 좋다.



4. 가위컷을 해도 알로페시아가 생긴다고?


나는 이중모에게는 가위컷도 잘 추천하지 않는다. 엄밀히 따지자면 가위컷 후 털에 층이 생긴 상태는 탈모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중모는 가위컷 후에 풍성한 털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리고 돌아온다고 해도 온몸의 털이 다 빠지고 새로 나야 하기 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거지존을 견뎌야 한다.

이중모는 계절에 따라 다른 털을 갖는 게 맞다. 여름에는 홀쭉해지고 겨울에는 속털이 차오른다. 이 말은 곧 이중모 견종의 털은 골고루 돋아나지 않고 계절마다 제각각 다르게 난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가위컷을 해서 잘려나간 털 자국이 사라질 정도가 되려면 모든 계절의 온몸 털갈이를 정상적으로 끝 맞춰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계절과 일출•일몰을 잊고 사는 반려견들에게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다시 자랄 털을 자르는 게 아니다. 다시 영영 풍성한 털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때문에 온몸의 털을 짧게 밀어버리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 등의 이유로 밀어야 하는 경우는? 이미 털을 밀고 알로페시아 엑스를 겪고 있다면?


수술부위를 어쩔 수 없이 밀어야 한다면 수술실에서 쓰는 1mm 미만의 너무 짧은 날보다 미용전문가용 2.8mm 이상의 날을 이용하면 조금 낫다.

이런 날을 교체해 사용하는 형식. 가정용 조절날은 3mm로 표시 된 날이어도 훨씬 짧다.


더 짧은 날보다는 낫다는 것이지 저걸 쓴다고 해서 털이 잘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피부가 새까맣게 변하는 것은 좀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풍성한 털을 영영 되찾지 못할 수도 있 수술 상황에 따라 그 정도의 털도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미용이나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털을 제거하는 것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5mm나 10mm도 안 날 털은 안 난다.


이미 털이 없다면 멈춰버린 모공의 시간을 깨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쿠싱을 앓는 것과 같은 경우는 약만 잘 먹여도 개선되는 모습이 꽤 보이지만 원인을 모르는 알로페시아 엑스 라면 충분한 영양 섭취와 함께 피모에 적절한 보습과 자극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여길뿐이다. 관련 영양식을 챙겨주고 남은 털을 잘 빗겨주고 입욕과 마사지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과한 자극이나 영양 과잉공급도 주의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아무런 차도가 안 보일 수 있다.

병원을 찾으면 종종 약물이 처방되기도 한다. 털갈이에 영향을 주는 특정 호르몬제를 투약하는 방법인데 40% 정도의 개에게 부작용 없이 효과가 있었다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효과 또한 기작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부작용을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처방되어야 한다.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방식이라서 이 약물 처방을 받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미용 후 털이 듬성듬성하게 자라는 것에 대해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명칭은 alopecia x. (스트레스나 미용기구의 영향으로 볼 수 없다.)

2. 포메라니안에게 매우 흔하며 이중모견종 단모 견종에게서도 자주 보인다. 정확히는 모든 개에게서 가능한 상태이니 주의할 것.

3. 털은 순기능을 하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털이 없는 상태는 당장은 괜찮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된다.

4. 털갈이를 하는 견종의 털은 가위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길게 잘라내도 복구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5.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제모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이라도 남기기를 권한다.

6. 알로페시아 엑스를 겪고 있다면 영양공급과 피모 관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관련 약물이 처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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