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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한결 Mar 05. 2022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글을 쓰는 이유



사실은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얼마 전에야 진짜 속마음을 고백해봤다.

집에서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고

온라인 세상에 뛰어들었다.

그것만이 아이를 데리고 키우면서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한 방법이

글쓰기였다.


마케팅을 배우면서

블로그 원고 대행을 시작했다.

건당 수입이 책정되어 있었다.

내가 많이 쓰면 쓸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글쓰기는 '돈 버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되었다.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지, 아닌지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그저 필요한 글을 쭉 쓸 뿐.


"가장 빠르게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항상 아이를 데리고 글을 쓰면서 돈을 번다는 것.

이제 와서 말이지만 참 힘들었다.

많이 써야 많이 벌 수 있었으니까

아들을 안고 썼고,

밤을 새우면서 썼고,

놀아달라는 아들을 울리면서 썼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처음엔 글만 쓰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분명 그랬는데, 1년이 지나가면서

지쳐갔다.


점점 더 껌딱지로 들러붙는 아들을

오지 말라고 하고,

울려가며 쓰는 글로 돈 벌어서

아들 먹을 걸 사는 내 모습이 참 딜레마였다.


그리고 오랜 꿈을 실현해보고 싶었다.

배운 걸 나누고 싶었고, 강의를 하고 싶었다.


'그냥 아픈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돈을 벌기 위해 배우고 그것을 나누는 강사'

VS

'아픈 아이를 키우면서

돈을 벌고 책을 쓴 작가'


후자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래서 썼다.

첫 번째 책,

<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를...





물론, 이런 아이들이 있고

그 곁에서 지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한 번쯤은 내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더 솔직하게는

내가 온라인 세상에서 돈을 버는 데

힘을 줄 수 있는 '명함' 이 필요했다.


그렇게 또 글로 하나의 직업과

수입 라인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어느 것을 우위에 두어야 할까?

아마도 참 많은 사람들이 고민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글쓰기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늘 돈을 벌기 위한 글을 써왔지만

참 웃기게도...

반복해서 쓸수록 점점 나아지는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공감되는 글을

쓸 수 있어요?

글쓰기는 너무 어려워요."


인스타그램에서도

종종 일상 속 생각을 남긴다.

인친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고

때로는 DM으로 이런 질문도 주신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 하나.


'나는 왜 글을 쓸까?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싫어하면서..!'


단순히 잘하고 싶어서?


아니다.

처음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일 뿐이었다.

무조건 잘 써야 한다는 마음보다

'오늘은 꼭 몇 개 써서 얼마를 벌어야지!'라는

생각뿐이었으니까.


그런데 하다 보니,

이런 게 생겼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공감이 되고 설득이 되어

매출이 생겼을 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온몸을 덮쳐오는 희열.

낯설지만 지독하게 기분 좋은 이런 감각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희열에 대한 중독 때문에

쓰고 또 썼다.


책이나 SNS에 쓰는 글도 마찬가지.

"너무 공감돼요."

"위로가 되었어요."


어쩌면 난 이런 말들에 중독이

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글쓰기는 치유를 해준다'라고...


맞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거기서 하나가 더 있는 듯하다.

글쓰기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치유뿐 아니라,

그 글이 어떤 성과를 가져다주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 말이다.

그것이 매출이던 공감이던...


좋아하지 않은 것을

계속한다고 좋아지는 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잘하게 될 수는 있다.

그리고 잘하게 되면

어떤 결과물을 가져다준다.


아마도 나는 이런 이유로

지금도 글을 쓰는 듯하다.


무언가 있어 보이는 이유가

사실 전혀 아니다.

다분히 도 성과중심적인 기질 때문이리라.


지금 좋아하지 않는 일을,

단지 잘한다는 이유로

지속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만둘 수도 없는데,

그만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 힘들다면...


그 일 자체가 아닌,

그 일을 통해 그동안 이룬 것들에,

그리고 이룰 것들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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