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얼마 전에야 진짜 속마음을 고백해봤다.
집에서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고
온라인 세상에 뛰어들었다.
그것만이 아이를 데리고 키우면서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한 방법이
글쓰기였다.
마케팅을 배우면서
블로그 원고 대행을 시작했다.
건당 수입이 책정되어 있었다.
내가 많이 쓰면 쓸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글쓰기는 '돈 버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되었다.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지, 아닌지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그저 필요한 글을 쭉 쓸 뿐.
항상 아이를 데리고 글을 쓰면서 돈을 번다는 것.
이제 와서 말이지만 참 힘들었다.
많이 써야 많이 벌 수 있었으니까
아들을 안고 썼고,
밤을 새우면서 썼고,
놀아달라는 아들을 울리면서 썼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처음엔 글만 쓰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분명 그랬는데, 1년이 지나가면서
지쳐갔다.
점점 더 껌딱지로 들러붙는 아들을
오지 말라고 하고,
울려가며 쓰는 글로 돈 벌어서
아들 먹을 걸 사는 내 모습이 참 딜레마였다.
그리고 오랜 꿈을 실현해보고 싶었다.
배운 걸 나누고 싶었고, 강의를 하고 싶었다.
후자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래서 썼다.
첫 번째 책,
<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를...
물론, 이런 아이들이 있고
그 곁에서 지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한 번쯤은 내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더 솔직하게는
내가 온라인 세상에서 돈을 버는 데
힘을 줄 수 있는 '명함' 이 필요했다.
그렇게 또 글로 하나의 직업과
수입 라인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어느 것을 우위에 두어야 할까?
아마도 참 많은 사람들이 고민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글쓰기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늘 돈을 벌기 위한 글을 써왔지만
참 웃기게도...
반복해서 쓸수록 점점 나아지는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종종 일상 속 생각을 남긴다.
인친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고
때로는 DM으로 이런 질문도 주신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 하나.
'나는 왜 글을 쓸까?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싫어하면서..!'
단순히 잘하고 싶어서?
아니다.
처음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일 뿐이었다.
무조건 잘 써야 한다는 마음보다
'오늘은 꼭 몇 개 써서 얼마를 벌어야지!'라는
생각뿐이었으니까.
그런데 하다 보니,
이런 게 생겼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공감이 되고 설득이 되어
매출이 생겼을 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온몸을 덮쳐오는 희열.
낯설지만 지독하게 기분 좋은 이런 감각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희열에 대한 중독 때문에
쓰고 또 썼다.
책이나 SNS에 쓰는 글도 마찬가지.
"너무 공감돼요."
"위로가 되었어요."
어쩌면 난 이런 말들에 중독이
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글쓰기는 치유를 해준다'라고...
맞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거기서 하나가 더 있는 듯하다.
글쓰기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치유뿐 아니라,
그 글이 어떤 성과를 가져다주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 말이다.
그것이 매출이던 공감이던...
좋아하지 않은 것을
계속한다고 좋아지는 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잘하게 될 수는 있다.
그리고 잘하게 되면
어떤 결과물을 가져다준다.
아마도 나는 이런 이유로
지금도 글을 쓰는 듯하다.
무언가 있어 보이는 이유가
사실 전혀 아니다.
다분히 도 성과중심적인 기질 때문이리라.
지금 좋아하지 않는 일을,
단지 잘한다는 이유로
지속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만둘 수도 없는데,
그만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 힘들다면...
그 일 자체가 아닌,
그 일을 통해 그동안 이룬 것들에,
그리고 이룰 것들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한 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