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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썬 Dec 05. 2021

[N번째 선택]1. 새로운 시작

인생은 trip, 인생은 여행

새로운 시작


Windows XP 부팅할 때 나오는 문구이다. 

그저 별 것 아닌 다섯 글자일 수도 있지만, 나한테는 지금도 많은 울림을 주는 다섯 글자이다.


누구나 원하든 원치 않든 새로운 시작을 한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학교나 직장. 새로운 곳에서의 삶. 새로운 일. 등등

나 또한 새로운 시작을 늘 해오고 있고, 이 시작들을 좋아하기도, 싫어하기도 한다.


최근에 직장을 옮겼다.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서.


나를 포함해서 많은 옛 직장(A)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B)으로 옮겼다. B에서 A로 옮긴 경우도 많다.

사실 인적 교류가 비일비재해온 터라, 그리 특별하지는 않은 흔한 이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이직 사유를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여기서의 업무 강도 / 근무지 / 회사 처우 등등 남들이 언급하는 흔한 이직 사유를 말하곤 했다.

새로운 직장에서의 워라밸 및 처우가 정말 더 좋아지냐며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가보고 아니면 다시 돌아오죠 뭐."

라며 웃어넘기곤 했다.


이직을 하는 진짜 이유는 내가 원하는 새로운 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A 회사와의 인연은 대학생 시절부터였다.

대학생 때의 나는 '남들 따라' 그 자체였다.

친구들이 많이 가는 전자과를 가고, 친구 따라 연구 활동을 했다. 

A 회사 인턴십도, 친구 따라 엉겁결에 해보게 되었다.

여기서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나는 원하는 직무가 아닌 다른 직무 인턴십을 하게 되었다. 

실망했지만, 어느 순간 인턴십이 끝난 후 A 회사 장학생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A 회사 장학생 면접 또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 따라 지원해서 합격했다.


대학 졸업 후, 자연스레 A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회사 생활을 하며, 그동안 지녀왔던 '남들 따라' 마인드가 크게 잘못됨을 느꼈다.

내가 하고 있던 일이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는 일이었겠지만, 나한테는 아니었다.

주중에는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하루하루 지내다가도, 주말에는 틈틈이 '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좀 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점차 그려졌고, 이를 하려면 직무를 바꾸는 변화가 필요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B 회사 신입 사원 지원서를 쓸 준비를 조금씩 했다. 

직무 전환을 위해 경력은 과감히 포기했다.


그러던 중, 2021년이 다가왔다.

직원 대우 관련하여 유난히 시끄러웠던 한 해였다. 주변 사우들의 열정이 확 식은 것이 체감되었다.

그 와중에 나에게 올해 상반기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바빴고, (고등학생 때와 더불어) 인생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시기였다.

실근로시간만 두 배 이상 늘었기에, 더욱더 시간을 아껴가며 준비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절대 관대하지 않은 편인데,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꽤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적성 평가 및 면접 볼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였는데, 운 좋게도 기회가 되었고, B회사에 합격했다.


주변 동료들에게 미안함부터 앞섰지만, 그동안 생각해온 변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떠남이라고 받아들였다.


A 회사 퇴사 후 공백기 동안 휴식을 취하며 번아웃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그러면서 새로운 신입사원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나만의 스토리를 어필할 준비를 조금씩 했다. 

B 회사에서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A 회사 인턴십 때처럼 원치 않는 직무를 배정받아 또 후회할 수도 있다.


'남들 따라' 마인드를 버리고 '내뜻대로' 마인드를 장착한 채 새로운 B 회사에 입사했다.

B 회사 입사 후 진행된 온라인 직무 배치 면담에서도 준비한 스토리를 토대로 어필을 꽤 열심히 했다. 면담 기록 양식도 정말 빽빽하게 채워 냈다.


어필이 반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절함은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다행히 B 회사에서는 원하는 직무, 원하는 근무지에 배정이 되었고, 지금은 (이제 막 수습딱지를 뗀) 신입사원으로서 원하는 일을 잘하기 위한 교육을 꾸준히 받고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새로운 시작의 첫 단추는 잘 끼웠다!


PS. 대학 졸업 후 '남들 따라' B 회사의 OO 직무에 지원했었으나, 불합격했다. A 회사 생활을 하며, OO 직무는 나랑 맞는 옷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는데.. 당시 B 회사에 덜컥 붙었다면 지금 A 회사로 오려고 애썼으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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