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빨았다. 내가 늘 덮는 이 차렵이불은 봄과 가을에는 이 이불 하나만 폭신하게 덮다가 겨울이 되면 담요를 얹어 두겹으로 덮는다. 나는 이불을 다리 사이에 끼거나 다리 밑에 넣고 자는 걸 좋아하는데 여름 이불은 얇아서 그렇게 하기 어렵고, 그래서 너무 더워지기 전까지는 꾸역꾸역 이 차렵이불을 덮고 잔다. 얼마 전에 자고 일어났는데 땀이 나 있었다.
그제 빨고 널어둔 이불을 오늘 만져보니 다 마른 것 같다. 이불을 걷어 방에 던져두고 새 빨래를 널었다. 이불을 개서 넣어두려고 이리저리 이불을 만져보니 아주 조금 덜 마른 것 같다. 이불을 손으로 꽉 잡아보면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도 이불을 다시 널어둘 수는 없다. 이미 건조대에는 다른 빨래들이 널려있고 이불은 너무 커서 다시 널어둘 수는 없다. 나는 이불을 방바닥에 펼쳐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