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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붕어 Jun 16. 2024

24年 6月 15日

산책을 하려고 했다. 내가 사랑하는 산책길에 대해서 쓰려면 먼저 산책을 해야한다. 그러나 자고 말았다. 하려던 일도 다 내팽개치고 참외를 네 개나 깎아먹었다. 참외를 네 개나 깎아먹었더니 자꾸 오줌이 마려웠다. 그러다가 잤다. 다섯 시쯤 잠이 들었는데 일곱 시가 좀 넘어 울린 전화벨에 잠이 깼다.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바람이 많이 분다. 나는 지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자기 전에 샤워를 했는데 공기가 눅눅해서 그런지 머리가 하나도 마르지 않았다. 빨랫대에서 걷어 입은 티셔츠에서는 쿰쿰한 냄새가 난다. 여름이 온 것 같다.

5월에는 흰여울마을을 걸었다. 사람이 많고 더웠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보느라 오른쪽 어깨가 다 탔다. 바닷가는 다르구나. 발등에도 샌들 모양이 그대로 남았다. 흰여울마을을 함께 걸었던 사람과는 만경강도 함께 걸었다. 만경강 위로 듬성듬성 나 있는 풀들을 보다가 풀 이름을 말했다가 나무를 만지다가 하면서 걸었다. 만경강도 함께 걸었던 사람과는 지난 주말 배드민턴도 쳤다. 그 사람이 사는 동네를 거닐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배드민턴을 쳤다. 바람이 불어 오래 치지는 못했다. 그 사람이 지금 우리집에 오고 있다. 나는 아직 산책을 하지 않았고 그러면 우리는 만나서 산책을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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