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엄마는 요리사로 전업 중
오늘은 뭘 해 먹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지 벌서 두 달이 되어간다.
지난겨울방학 때부터 계산하면 넉 달이 가까워온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준비한다는 게 이제는 한계다.
평상시 둘이서 살다가 코로나 19 확산 때문에 학교 기숙사에 있던 아이들이
집으로 와서 생활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처음엔 평상시 못해준 것을 해준다는 마음에 삼시세끼 준비하는 게 즐거웠다.
그런데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음식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 세 번 똑같은 밥을 먹는 게 싫어서 점심엔 밥이 아닌 다른 것으로 준비하다 보니
매일 '오늘은 뭘 해 먹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고민을 하다 보니 결국 코로나 19는 엄마를 요리사로 만드는 것 같다.
며칠 전 아이들에게 밥버거를 만들어줬다.
재료 준비를 해놓고 만드는 것은 아이들과 같이 만들었다.
밥버거 첫 번째 재료는 알롤달록 색깔 쌀이다.
정확하게는 코팅쌀, 기능성 쌀이다.
코팅쌀은 좋은 성분을 코팅하듯 입힌 쌀을 말한다.
그런데 흑미는 우리가 아는 흑미다. 이건 코팅이 아닌 원래 흑미다.
노란색 쌀은 강황 쌀이고, 초록은 클로렐라 쌀,
붉은 색인 홍국쌀은 붉은 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쌀이다.
코팅쌀은 씻으면 성분이 씻겨나가기 때문에 쌀을 씻은 후에
넣어 주는데 쌀 양의 20~30%면 된다.
그럼 밥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압력솥에 밥을 해서 밥솥에 색깔별로 넣어둔다.
밥이 되는 사이 밥버거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했다.
1. 김치는 잘게 썰어서 볶고, 햄은 썰어서 굽는다.
2. 오이는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짜서 준비해두고 깻잎도 씻는다.
3. 달걀 프라이를 하고 참치는 마요네즈를 넣고 버무린다.
4. 단무지도 썰어둔다.
밥버거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총출동했다.
우선 홍국쌀 밥버거를 만들었다.
밥그릇에 비닐랩을 깔아주면 되는데 하필 비닐랩이 없어서
일회용 비닐을 씻어서 밥그릇에 깔았다.
그다음엔 자신이 먹고 싶은 재료를 차례대로 올려주면 된다.
1. 나는 깻잎-달걀-햄-깻잎-참치-단무지-깻잎 순으로 올렸다.
2. 다른 색깔 밥에도 재료를 올려주면 된다. 이번엔 김치도 야무지게 올렸다.
원하는 재료를 넣은 뒤 남은 밥을 올리고 가장자리도 재료가 보이지 않도록 밥을 덮었다.
비닐을 돌돌 말아서 모양을 만든 뒤 비닐을 벗겨낸 뒤에
유산지 위에 올리고 포장을 하면 끝난다.
홍국 살- 흑미- 클로렐라 쌀로 만든 밥버거, 색이 완연히 다른 게 보인다.
백미로 만들어도 되지만 색도 예쁘고 영양이 듬뿍 든 색깔 쌀로 만든 밥버거를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물론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서 든든한 한 끼도 된다.
언제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또 내일 무엇을 먹을까 고민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