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Jan 05. 2021

출근은 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출근 첫 주, 아직은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다.

아주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프리랜서 기자로 일을 했던 3년간 매주 전체회의를 위해 사무실로 출근을 한 것을 제외하면 

딱히 내 인생에 출근이라는 단어를 부여할 일이 없었다.

2021년 새롭게 일을 시작하며 사실 긴장을 했다.

혼자 글 쓰고 원고 보내다가 이젠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자기소개서는 물론이고 면접관의 질문에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 문제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각자 자기가 봐야 할 화면만 보면 되는데 왜 자꾸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말하지?

궁금했지만 의례히 하는 질문이려니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체 교육시간도 갖지 못하고 조별로 모여서 간략한 설명을 듣고

4일 후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나는 컴퓨터도 수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기계 앞에 서면 왠지 작아지는 사람인데 컴퓨터 여섯 대가 내 앞에 있다 

한 해 동안 저 녀석들과 친해져야 한다.

겨우 로그인을 하고 내가 봐야 할 화면을  펼칠 수 있다.

잘못 눌러서 빠져나오고 다시 들어가고 혼자서 애를 먹었다.

가르쳐주지 않았냐면 그건 또 아니다.

설명도 잘 듣고 처음엔 잘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된다.

하루 전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고 일지를 써보기도 했다.

오늘 삼일째 근무를 마쳤다.

하루에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1년 선배들이 모니터 보는 모습은 왠지 멋있어 보인다. 

곁눈질로 보기도 하고 묻기도 했다.

괜찮다고 열흘 정도 지나면 익숙해질 거라고 하는데 솔직히 걱정이 많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나이 때문에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 열심을 낸다더니 

지금 내가 그런 것 같다.


참 인간관계를 유독 강조한 이유를 물어봤다.

사람들이 모이면 별의별 사람이 많단다. 

이 사람은 덥다는데 저 사람은 춥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의견 충돌이 생긴다고 했다.

서로 분담해서 할 부분이 많고 돌아가면서 하기 때문에 누가 더하고 덜하고 가 없음에도

문제가 계속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 가족도 마음을 못 맞출 때가 있는데 사회생활이야 오죽하겠나 싶다.

하지만 직장은 내 의견만 주장할 수 없는 곳이 아닌가.

그러면 누구나 자기 의견을 내세우려고 할 테니 말이다.

우선 우리 팀은 시작이 좋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낫겠지? 낫겠지!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19..프리랜서 끝, 직장으로 출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