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Feb 2024
웨스트 민스터 아비에 외근을 왔다. 런던에 4년째 살면서도,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가고 싶지 않아 안 가본 주요 관광지인데, 결국 외근으로 공짜로 들어가 본다. 게다가 내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외근을 가다니 새삼스러움.
웨스트 민스터 아비에도 컬렉션이 있고 이 대성당 안에도 다양한 조각품들과 작품들이 있으니, 큐레이터가 있다. 이 큐레이터가 내가 일하는 미술관의 소장품들과 묶어서 무슨 리서치를 해왔고, 그 결과물을 교류하고자 몇몇 큐레이터들을 초대한 거였다.
이런 조각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해주고, 본인이 직접 뽑아온 자료 보여주면서 새로 발견한 사실들을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더라. 연구는 정말 끝이 없다.
웨스트민스터 아비는 왕립 교회라 영국의 왕가가 결혼을 하거나 즉위식, 장례식을 할 때는 늘 여기서 한다. 이게 그 유명한 결혼식 복도구나 싶었다.
그리고 특별전 공간에는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과정에 대한 전시가 있었다. Histovery라는 회사에서 만든 이 기기와 애니메이션이 너무 웰메이드였다. 이렇게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상황도 360도 인터랙티브 화면으로 보여주고.
옛날 옛적에 이 대성당을 짓기 위해 어떤 기술자들(trades) 이 가담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건립되었는 지도 다 인터랙티브에 이해하기 쉬운 언어, 재밌는 비주얼과 내러티브로 설명해 주었다.
2층에 있는 컬렉션 전시실. 여기 바깥 창문으로는 교회 외관의 여러 가지 부분들이 보인다. 교회 사방 어느 부분에도 조각과 장식이 되어있는 화려함. 오른쪽 스테인드글라스도 파편들로 가 쪽을 장식해둔 게 특이했다.
Funeral Effigy 가 많더라. 이 용어는 나도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장례식 때 그 고인의 모습과 닮게 만든 인형을 만들어 전시한다고 한다.
점심때는 메이페어 쪽으로 가서 팀 런치를 했다. 팀 소셜 활동으로 다 같이 외식하고 전시 보는 일정이었는데 다 같이 편하게 모인 게 어찌나 오랜만인지 반갑고 좋았다. 음식도 회삿돈으로 마음껏 주문된 거라 푸짐하고 맛있었음.
다 같이 보러 간 전시는 RA의 Entangled Pasts, 1768– now. 직접적으로 탈식민을 하려고 시도한 전시였다.
역시 이럴 때 빠지지 않는 잉카 쇼니바레랑 휴 로케.
카라 워커.,.. 몇몇 작가들은 이제 런던에서 너무 자주 봐서 지겨울 지경
Field negroes, house negroes, whites로 구별한 색상표.
역시 늘 어디서든 보이는 존 아캄프라지만 그래도 작품 퀄리티 하나는 끝내주더라.
마찬가지로 빠지지 않는 루바이나 히미드. 개인적으로 드로잉 등 2d 작품만 봤는데, 사운드와 동반된 이 설치 너무 좋았다.
저 종이 사람 모형 설치물 뒤에 붙혀져있던 종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