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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입술의 머뭇거림

by 김요섭


문을 닫지 않고
말을 끝맺지 않고
형태를 완성하지 않는다


기도는
목소리가 아닌
흔들리는 입술의
머뭇거림


말씀은
암송될 때가 아니라
지워질 때 들리는
숨의 진동이다


도달하려 하지 않을 때

열리는
도달할 수 없음


나는
텅 빈 채
그 앞에 선


무방비로

도착하는

안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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