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비추는 반영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파스칼 키냐르 읽기(11)
1.
'유고집'으로만 가능한 음악. 뭔가 빠져나갔기에 시작된 멜로디는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유동하는 음과 이름 없는 이름에 머무는 '주의 깊음'. 오직 '수행' 속에만 연주되는 소리는 엄마의 목소리를 닮았다. 저음의 굵직한 목소리와 겹쳐진. 단 하나의 음은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을 가득 채운다. '물과 서늘함, 노래 안의 노래'. 모성과 부성의 그늘 안에 소리로 조용히 울려 퍼진다.
2.
피치카토의 톤으로 솟아오르는. 자식성의 음악은 엄마의 정원에서 아버지의 기보 된 음표로 지속된다.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 천둥과 번개는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른다. '번쩍이는 섬광과 뇌우를 동반한 폭우'. 절대 암흑은 순간 걷힌다. '오 무지개!' 정원 한가운데 관통하는 사건은 그들을 부른다. '최초의 몸짓',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비추는 반영'. 에로스의 시차 속에 침묵의 음악은 세 명의 무명자로부터 울린다.
(184~198p)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