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파스칼 키냐르 읽기(10)
1.
이상한 애무는 '속박, 족쇄, 매듭, 포옹'의 형태로 짓누른다. '축축 늘어지고, 철책을 점령하는'. 오직 그곳을 향한 투명함은 '하얘지고, 움푹 꺼지며' 멀어져 간다. 자신의 사랑에 집착하는 들러붙음. 목을 타고 기어오르는 '행복한 뱀'의 똬리는 당신을 집어삼킨다. 삶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 존재에게 필요한 시간. 흩어지기 전에 말해야 하는 종말은 눈물 젖은 얼굴에 내맡겨진다.
2.
모든 게 허공으로 사라지는. '배와 배'가 맞닿는 순간의 떨림은 그녀를 '귀환'시킨다. '지독히 창백한 빛' 사이로 돋아나는 낯선 '음표'들. '새들의 노래'는 우리의 정원에서 노래한다. 냉담한 간청과 기도를 애원하는 목소리. 모두를 외면하는 부주의는 진정한 사랑의 음악을 기보 한다. '단조로운 파도소리', 아름다운 기원의 음들 사이로 열린 '불쾌한 야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