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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Aug 28. 2024

대체 나는 어디 있는 거지?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읽기(7)



상상하라 그대의 이미지 작업을 이어 가라. 정체성들을 뒤섞어라. 산 자들을 죽은 자들의 정체성 아래 상상해 보라.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대체 이들은 어디 있는 거지?' 그리고 이런 대답이 떠오를 것이다. '어디에도 없고 아무 데나 있다.'


  나이자 내가 아닌. 섞갈린 정체성은 죽음과 삶이 뒤엉켜있다. '어디에도 없고, 아무 데나 있는'. 이상한 결절은 오직 '상상'하는 이에게만 사유된다. 고착된 언어를 뒤집을 때, 잠시 머무는 장소 없음. 기이한 주름은 온통 모순 덩어리일 뿐이다. 비로소 문득 떠오르는 의문, '대체 나는 어디 있는 거지?'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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