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감탄과 외설스런 황홀의 정념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읽기(8)
'절정에 이른 언어는 감탄과 황홀을 뒤흔들고, 생각에 빛의 감각을 안긴다. (중략) 문학 작품은 현재에 바쳐진 말과는 다른 시간 속에 자리한다. 문학인은 글을 자기 말의 현재 속에서 쓰지 않고, 과거로 쓰고, 미래로 쓴다. 그것은 하나의 매듭이고, 로고스이고, 관계이고, 운명이고, 저주이고, 결찰이다.'
현재의 시간성 안에 과거와 미래를 품는. 어디로든 돋아나는 뫼비우스의 띠는 '관계이고, 운명이고, 저주이고, 결찰'이다. 이미 주어진 말을 비틀며 새로움을 입히는. '생각에 빛의 감각'을 선물하는 낯섦은 비로소 언어의 절정에 다다른다. 숭고한 감탄과 외설스런 황홀의 정념. 그건 지금, 아직, 혹은 이미,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4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