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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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록은 그냥 괜히 외롭고 심심해서 올리는 낙서 같은 글입니다. 응. 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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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 공터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길 건너 6단지 앞 벤치에 앉아서 색소폰 연습을 하신다. 소리가 엄청나게 크다. 내가 사는 7단지는 복도 쪽이라 괜찮아도 창문 쪽인 4단지는 시끄러울 텐데. 심지어 도레미파솔라시도만 반복 또 반복. 사람들은 어르신의 근사한 취미라며 응원할까, 그저 민폐라며 인상을 찌푸릴까. 어쨌든 나는 후자. 물론 항의할 오지랖이 나에게는 없다. 고개를 저으며 들어오려던 찰나, 지나가던 개가 할아버지를 향해 유난스럽게 짖어댄다. 컹컹! 그만해! 컹컹!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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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님이 부쩍 늙으신 느낌이 들었다. 뭐라도 사다 드리고 싶었는데 <맛있는 녀석들> 보다가 디저트로 소개된 카스텔라가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주문 후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뭐 한 달쯤이야. <맛있는 녀석들> 때문인지 인기가 더 올라갔나 보다. 3월 23일 주문에 7월 1일 도착 예정이라고 했다. 뭐 세 달 열흘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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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안주로 정한 돼지고기 두부 두루치기 재료를 사러 집 근처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가는 길에, 파리바게트 창가에 앉아서 노트북을 앞에 놓고 아이스 아메리카노용 빨대보다 긴 입력장치를 입에 물고 글을 쓰는 남자를 보았다. 많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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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사람들은 쓰레기봉투를 든 젊은 남자와 아파트를 청소해주시는 할머니 두 분. 문이 열리고 젊은 남자가 성큼성큼 먼저 가니 할머니 두 분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하신다. 애기 아빠가 착하네. 쓰레기도 버려주고. 일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에서 쓰레기 버리는 건 가사 일로 안 치지란 대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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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다가와 꽁치통조림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참치통조림과 같이 있을 것 같아 두리번거리다 꽁치통조림을 발견해 아이에게 알려줬다. 잠시 후 키오스크 앞에서 다시 만난 아이. 종량제 봉투에 이것저것 산 물품들을 담으며 야무지게 계산까지 한다. 엄마 심부름도 잘하는 기특한 아이네. 속으로 생각했다가 괜한 걱정들이 속속들이 도착.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둘이 살아 어린 나이에 주부 역할을 하는 건 아니겠지. 실직 후 알코올 중독자가 된 싱글대디의 손찌검에 시달리다 억지로 마트에 온 건 아니겠지. <아무도 모른다>처럼 집에는 동생만 한두 명 있는 초딩 가장은 아니겠지. 아무쪼록 다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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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는 이십 년 넘게 레옹 스타일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재소자 스타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양치를 하는데 왼쪽 귀 뒤쪽에 십오 센티는 될 법한 여자 머리카락 하나가 붙어있었다. 손가락으로 집어 떼어내려고 하니 아주 오랫동안 깎이지 않은 내 머리카락이었다. 작년부터 바리캉으로 셀프 이발을 하고 혼자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