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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Jan 11. 2024

자기다운 삶을 산다는 것

출근하면 피곤하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퇴근 후에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피곤함의 원인은 스스로가 역할연기(role playing)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면(mask)을 쓰고 있다는 표현도 해당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가면 혹은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거나 주변에서 기대하는 모습에 부응하는 말과 행동들을 하게 되다 보니 피곤해지는 것이다.


일례로 출근할 때의 모습이 A라면 퇴근 후의 모습은 B가 되니 매번 역할이 바뀔 때마다 이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노력은 고스란히 피로로 누적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본연의 모습, 즉 실제의 자기다운 모습이 C라면 피로는 쉽게 풀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일종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자신의 고유한 모습, 다시 말해 자기다움을 찾고 그에 맞는 언행을 하는 것이다. 역할연기를 하지 않거나 그 빈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그런데 자신의 고유한 모습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에서는 찾기 어렵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란 일종의 프로필이다. 직업이나 경력, 자격증과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많이 알려진 비유의 대상인 빙산에 대입해보면 자기다움은 수면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겉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외적인 모습은 자기다움이라기보다는 자기다움에 기반한 결과에 해당된다. 거꾸로 접근할 수는 없다. 인과관계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렇다면 자기다움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 혹은 기준 등은 자기다움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나 자신의 강점 그리고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욕구에서도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예전에 비해 비교적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는 각종 진단도구들도 자기다움을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스스로 자기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거나 찾고자 하지도 않을 때다. 이렇게 되면 생각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대로 생각하게 될 수 있다. 혹자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한다면 삶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


또한 삶과 일 그리고 관계에 있어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동력이나 에너지를 얻기도 쉽지 않게 된다. 어려움이나 장애물이 있다면 극복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게다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삶과 일에 있어 주인의식(ownership)을 갖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애당초 문제를 야기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자기다움을 찾아야 한다.


자기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면 그동안 해왔던 자신의 결정이나 선택 또는 행동들을 비롯해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며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의 근간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자신의 자기다움을 찾아나가는 동시에 찾아야 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상대방의 자기다움이다. 배우자가 될 수도 있고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의 자기다움 역시 겉으로 봐서는 알기 어렵다. 이 역시 상대방의 내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만 보고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 선입견이나 편견에 휩싸이기 쉽다.


이렇게 되면 본의 아니게 오해를 하거나 원치 않는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거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자기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자기다움을 알게 되면 적어도 역할연기나 가면을 쓰는 빈도가 줄어든다. 피로감도 덜하다.


무엇보다 자기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에 보다 자신감도 생기고 주도적이며 능동적으로 지낼 수도 있다. 자기다움을 알게 될 때 이전과는 다른 삶이 펼쳐지고 관계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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