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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Mar 07. 2024

생성형AI와의 협업에 관한 교수설계자의 소고(小考)

효율성과 효과성

chatGPT를 필두로 여러가지 생성형 AI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문자(text) 기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결과물을 얻는 정도의 단순함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사용자가 요구하는 이미지나 영상 등은 물론, 데이터 분석자료와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의 결과물도 불과 몇 분만에 만들어낸다. 그리고 현재의 추세로 볼 때 머지 않아 더 다양하고 더 유용한 생성형 AI를 더 쉽고 더 편하게 접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와 같은 생성형 AI는 HRD에서도 간과할 수 없다. HRD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 예를 들면 리더십, 팔로워십,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코칭, 성과관리 등과 관련된 내용들의 상당 부분은 AI가 섭렵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의심이 된다면 특정 주제에 대한 키워드를 입력하고 AI가 제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된다. 개인이 수일 내지 수개월 동안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해야 나올 법한 결과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교수설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와 같은 환경은 꽤 흥미롭다. 해당 주제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정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고 수십 번을 요구해도 한결 같이 친절한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업무의 파트너가 사람인 경우와는 다르다.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업무의 효율성(efficiency)을 체감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수설계자로서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생성형 AI와 협업하는 과정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주제어 입력, 조건 제시, 결과물 검증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을 몇차례 반복하는 것이다.


주제어를 입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건은 특정 이론이 될 수도 있고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주요 문장(key sentence)이나 상황(situation)도 조건 중 하나다.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AI에게 교수설계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는 양적으로 많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자료들이 모두 질적으로도 유용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교육과정설계 초기단계에서 기본적인 필터링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입력된 주제어와 제시된 조건에 기반해서 결과물이 도출되었다면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AI가 제시한 내용에 대한 신뢰성과 정확성 그리고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일종의 교차 검증(cross check)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은 도출된 자료 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택해서 확인해보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얼핏 보면 AI가 제시한 자료는 대개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검증 과정이 없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설계하는데 있어 AI와의 협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용하다. AI는 일종의 데이터 저장 창고와도 비슷하다. 사람으로 치면 내용전문가(SME, Subject Matter Expert)인 셈이다. 하지만 내용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교육과정을 잘 설계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적이고 충실한 내용과 논리적으로 구성된 것만으로는 잘 설계된 교육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런 것은 책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잘 설계된 교육과정은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하고 학습자가 마주 하는 실제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과거의 정리된 내용이나 검증된 결과도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지니고 있는 현재의 요구(needs)가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아울러 학습상황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그리고 학습자와 학습자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 등도 접목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설계하는데 있어 AI에게 기댈 수 있는 부분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와의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HRD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교수설계자에게 AI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협업의 도구이기도 하다. AI가 교육과정을 설계하는데 있어 지식 등과 같은 과학(science)의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적합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효과성(effectiveness) 측면, 즉 학습자의 실행 의지나 태도의 변화, 학습동기유발 등과 같은 예술(art)의 영역은 여전히 교수설계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AI와 협업을 하는 경우라도 교수설계자에게는 여전히 학습이 필요하다. AI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고 도출된 결과물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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