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경험 그리고 콘텐츠에 의한 자극에 노출
이른바 콜드리딩(cold reading)이라는 것을 응용해서 대화를 해보면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은 물론, 우리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조직의 리더가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부족하면 필연적으로 외로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리더의 외로움은 타인의 영향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외로움을 단순히 느낌이나 감정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된다. 일례로 외로움에 처한 사람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책임감이 하락한다.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며 성과도 만족스럽지 않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리더로서 이와 같은 외로움을 방치하거나 스스로 외로움에 빠지게 되면 갈라파고스 증후군(Galápagos syndrome)과 마주하게 된다. 이는 남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가 육지로부터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에서 착안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달리 표현하면 멀리 떨어진 섬에서 나홀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다.
리더에게 있어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심리적 특권의식(psychological entiltlement)이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과신이나 자신감 그리고 강한 자기애(narcissism) 등에서 기인한다. 심리적 특권의식이 지나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의 합리적인 비판도 무시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더군다나 자신의 의견이나 결정에 반하는 피드백에 대한 수용도도 낮게 나타나며 자기 중심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다. 스스로 만든 방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되거나 독불장군이 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주변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두터운 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빠진 리더는 과거의 성공에 심취해있거나 변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
결국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점점 고립되게 된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로움에 빠진 많은 리더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외로움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혹시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먼저 다양한 자극에 스스로를 노출시켜 볼 필요가 있다. 자극의 원천은 다양하지만 사람과 경험 그리고 콘텐츠에 의한 자극 정도는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사람에 의한 자극이란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가능하다. 자신만의 틀 밖으로 나오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과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같은 주제와 내용일지라도 접근방법이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자 밖으로 나오는데 도움이 된다.
낯선 분야의 사람들과의 교류가 부담스럽다면 경험에 의한 자극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표적인 경험은 낯선 장소로의 여행이다. 오랜 기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반나절 정도의 여행일지라도 좋다. 새로운 장소로 가게 되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개방성이나 수용성도 훨씬 커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보이는 것이 다르면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경우도 많다. 예상치 못한 성찰의 계기가 생기기도 한다.
한편 사람과 경험에 의한 자극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효과적인 자극이 있다. 그것은 콘텐츠에 의한 자극이다. 이미 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노출되어 있는 것과 자극을 받는 것은 결이 다르다. 자극을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능동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가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자극을 받기에 효과적인 콘텐츠의 대표주자는 책이다.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주변을 돌아보면 지역별 공공도서관이 많다. 이용하면 된다. 영화나 공연 그리고 전시회 등도 자극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리더 주변의 사람들이 외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먼저 다가가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