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고원효과에서 벗어나기
리더십, 그 때 그 사람에게는 가능했지만 지금 이 사람에게는 가능하지 않다.
상황이 달라졌고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리더십 발휘의 주요요소라고 할 수 있는 상황과 팔로워 측면에서 보면 보다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적지 않은 리더들은 과거의 성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때 그 사람에게 발휘했던 리더십이 지금 이 사람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분명한 착각이다.
이는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미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던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어 이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무엇이든 간에 자신은 다른 사람에 비해 평균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적 오류를 의미하는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를 통해서도 리더의 착각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수행되어 왔던 수많은 리더십 연구와 사례 등이 이와 같은 현상을 제시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이러한 리더십 착각에 빠진 리더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과 이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
수년 전부터 언급되고 있는 리더 포비아, 조직냉소주의, 수동공격성, 조용한 퇴사 등과 같은 용어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미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회자되었던 세대별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와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시시각각 나타나는 기술의 진보 등도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담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업에서 나타나는 성과나 구성원들과의 관계 또는 분위기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리더십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된다. 이른바 리더십 고원효과 때문이다.
고원효과(Plateau Effect)는 처음에는 잘 작동하던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의미한다. 성장이 멈추거나 둔화되는 현상도 포함된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는 체중 감량을 위해 동일한 식단을 반복했을 때 효과가 배가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감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반복으로 인한 익숙함에 안주하거나 자기 자신과의 타협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학습이나 운동 등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으며 리더십도 예외는 아니다.
리더십에 있어 고원효과는 자신에게 익숙한 리더십을 반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대개 익숙한 리더십은 리더십에 대한 교육과 학습에 의해 습득되기보다는 그동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왔던 리더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과 마찬가지로 함께 있었던 리더의 리더십이 자신에게 서서히 체화되어 익숙해지는 것이다.
주목해봐야 하는 것은 리더 스스로가 리더십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답습하거나 반복할 경우 현 시점에서의 리더십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리더십 고원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어떻게 리더십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자극이 필요하다. 자극은 외부로부터 받을 수도 있고 내부로부터 받을 수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외부의 자극은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리더십과 관련된 각종 책이나 교육 혹은 컨퍼런스 등에서 언급하고 강조하는 리더십에 대한 변화는 공감은 되지만 실행으로 이어지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내부의 자극, 즉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만드는 자극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자극은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다. 이미 이와 같은 데이터는 보유하고 있거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직에서 매년 시행하는 다면평가 결과나 조직문화진단 결과를 비롯해서 일상에서 구성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형태의 피드백 등이다.
필요하다면 각종 리더십 역량에 대한 수준을 직접 진단하고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자기보고식 진단은 관대화 경향이 있을 수 있어 결과에 대해 두 세 명 정도의 동료 피드백(peer review)을 해 봐야 한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살펴보면 현재 자신의 리더십 수준을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리더십 수준과 팔로워들이 인식하고 있는 리더십 수준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자극은 리더십 변화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자극이 반응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타인이 아닌 자신 스스로 변화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변화의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 아니라면 중도에 포기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바로 시도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시도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스스로 어색함을 덜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택해서 시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한두 번의 시도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체감하기도 어렵다.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지속성을 가지고 실행해야 한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스스로는 물론, 주변에서도 리더십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혹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등과 같은 생각이다. 일종의 매너리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시점에서 그동안의 실행을 멈추거나 간헐적으로 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자극과 실행은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일종의 리더십 요요현상(Yo-yo effect)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또 다른 자극을 찾는 것이다. 리더십 고원효과에서 벗어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는 객관적 데이터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책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장의 사진이나 한 편의 시도 충분한 자극이 될 수 있다.
리더로서 이와 같은 자극과 변화방법의 선택 그리고 지속적인 실행과 또 다른 자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리더십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리더십의 변화, 그것이 크건 작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다. 변화하고자 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을 비롯해서 변화의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변화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변화에 성공한 리더들은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고 변화의 성패는 주변 환경이나 상황이 아닌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