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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Jun 24. 2021

팀장이 된 밀레니얼 세대

그들의 고민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상대적으로 젊게만 느껴졌던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 내에서 하나 둘씩 팀장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환경도 달라졌고 고객의 니즈는 물론, 조직 내 세대별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리 잡던 곳에 X세대가 포진하기 시작했고 밀레니얼 세대와는 결이 다른 Z세대가 유입되고 있다. 또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발생과 유행으로 인해 기존에 수립된 계획들이 수시로 수정되고 변경됐으며 이것이 개인과 조직에 미친 영향은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와 같은 상황들은 의도치 않았더라도 조직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리더십, 팔로워십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조직구성원들은 조직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개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들여다보게 됐다.

 

조직에서는 이런 이슈들을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이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연공서열이 아니라 비즈니스 특성, 기능 및 역량 등을 중심으로 팀장을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팀장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막상 팀장이 되고 팀원들과 마주하게 되면 생각했던 바나 교육받은 내용대로 팀을 이끌어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팀장이 되고 난 직후 느낀 팀장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하향세를 보이거나 위축되곤 한다. 이른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를 몸소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조직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팀장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각종 진단과 교육 그리고 코칭 등과 같은 개별화된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지원들이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지만,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거리들이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는 개인적인(personal) 측면에서의 고민이다. 팀장 스스로의 성장에 대한 고민, 커리어 패스(career path) 그리고 조직 내 자신의 포지셔닝(positioning)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 팀장은 팀장으로서의 직책을 성장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팀장이라는 직책은 조직에서 자신에게 부여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팀장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성장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팀장을 마치고 난 후의 경력관리도 고민이다. 만년 팀장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상위 직책이라고 할 수 있는 임원으로의 진출도 쉽지만은 않다. 이는 자연스럽게 조직 내 자신의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팀장을 마치고 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팀장으로서 역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 다른 고민은 관계적인(interpersonal) 측면에서의 고민이다. 조직 규모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팀장들은 베이비부머, X세대 그리고 Z세대 구성원들과 함께 일을 한다. 문제는 이 세대들이 저마다 다른 특성과 경험, 그리고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팀장은 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형성해나가야 하는데 앞과 뒤에서 치이는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밀레니얼 세대 팀장은 그들의 앞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와 X세대 리더들에게서 받은 영향으로 부지불식간에 그들의 리더십 스타일에 상당 부분 동질화(homogenization)되어 있고, 어느 정도는 관성화(inertialization)되어 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리더십의 동질화와 관성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면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묘연해진다.

 

이와 같은 고민이 있을 때, 밀레니얼 팀장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기란 아마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과 HR은 이런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팀장을 위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조직과 HR에서 관리자 경로와 전문가 경로를 제시해, 팀장으로서 역할을 마친 후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명 다중 경로(two-track 혹은 multi-track)를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팀장들에게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줄지어 오르는 등정주의(登頂主義)가 아니라 여러 목표와 과정을 통해 다다르는 등로주의(登路主義)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팀장들을 위한 밀착 지원(micro-care 또는 micro-support)을 할 필요가 있다. 밀착 관리(micro-management)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과 HR은 팀장들의 직무 적합성(P-J Fit: Person-Job Fit)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직무 적합성은 개인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 또는 개인의 욕망이 해당 직무의 특성과 일치하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이는 팀장 선발에서부터 고려해 적용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적합성의 정도에 따라 직무몰입, 성과의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도 팀장들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다. 베이비부머가 역멘토링을 받은 세대가 X세대 혹은 밀레니얼 세대였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Z세대에게 역멘토링을 받게 된다. Z세대가 다르다는 것은 이미 몸소 느끼고 있지 않은가? 예전에 실시한 역멘토링의 효과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다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이 조직에서 더 오래 함께 해야 하는 세대도 Z세대이므로 역멘토링은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팀장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도 팀장들의 고민을 일정 부분 해소해 줄 방안이 될 수 있다. ‘원래 그런

거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시간이 해결해준다’ 등과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과거의 경험으로 밀레니얼 팀장들의 고민을 못 보고 못 들은 척 할 수만은 없다. 과거와 같은 접근에서 벗어나 팀장 커뮤니티를 만들어 일상의 스트레스나 고민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팀장은 조직에서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이자 퍼스트무버(first mover)이기도 하다.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다. 거기에 그들이 가진 고민까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팀장 스스로는 물론, 조직도 총체적 난국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이를 위한 조직과 HR 차원에서의 지원은 더 이상 미룰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왕 팀장을 맡게 된다면 즐기면서 하는 편이 좋을텐데 즐거움은 대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과 주도권, 선

택권이 있을 때 느끼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 팀장은 현재 어떤 영역에서 주도권과 선택권을 갖고 있나? 그리고 조직과 HR은 이를 위해 무엇을 도와야 할까? 밀레니얼 세대 팀장들 본인과 조직, 그리고 HR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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