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답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게 답이었어

소란한 마음들

by 라이트리
답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게 답이었어

-읽음 1-




톡이 울리고, 화면엔 “1”이라는 작은 숫자가 사라졌다.

단순한 숫자였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쯤 답이 오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대화창은 고요하다. 그

리고 문득 깨닫는다.

답이 오지 않는 그 침묵이야말로 상대가 보내온 답이라는 걸.


때론 말보다 긴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기다림은 희미한 희망을 품게 만든다.

혹시 지금 바쁜 걸까? 아니면 고민 중일까?

머릿속에 온갖 가능성이 떠오르지만,

화면의 고요는 점점 확신으로 변한다.

이미 읽은 그 순간, 대화는 끝난 것일지도 모른다.

사라진 “1”이라는 작은 신호가 나를 멈춰 세운다.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상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나도 그 침묵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읽었다는 표시만 남기고 대답 없는 대화창을 계속 들여다본다.

혹시 메시지가 더딘 것뿐일까?

다시 생각해보니,

그 읽음 자체가 상대의 답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톡의 세계에선 “읽음”은 대화의 끝일 수도,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상대의 말이 아니라,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때로는 읽음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될 때가 있다.


답이 오지 않아도, 그 읽음 속에 이미 모든 게 담겨 있다.


“1”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대화를 끝맺는 또 다른 방식이다.

침묵 속에서 나에게 남은 여운이,

어쩌면 더 진실된 대답일지도 모른다.


keyword
이전 18화가까이 있던 너였는데, 멀어지니 더 잘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