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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머치토커 Apr 27. 2019

2019년 우리가 몰랐던 월드컵이 열립니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1년 만에 다시 월드컵을 만나는 방법

2018년 월드컵, 다 기억하시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이야기를 남긴 식상한 표현이지만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던 대회였습니다. 손흥민부터 기성용, 이승우까지 역대 최강의 스쿼드로 기대를 받고 있었지만 조별 예선이 시작되고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목표로 했던 조별 예선 통과를 위해서는 마지막 경기에서 전 대회 우승국이었던 독일을 두 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했죠. 저도 일찌감치 포기하고 단지 독일과 졌. 잘. 싸 경기만이라도 해주기를 바라며 집 앞 닭발집에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풀경기 영상을 돌려볼 수 있을 만큼의 감동

 그런데 말입니다. 이겼어요! 무려 2:0으로요. 비록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이 경기로 수많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월드컵에서 독일 그리고 세계랭킹 1위 국가를 이긴 첫 번째 아시아 국가였으며, 대한민국과 함께 탈락한 독일은 무려 80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되었죠. 그리고 독일을 상대로 2골 이상 기록한 경기가 3경기 이상(1994년 미국 월드컵 2:3패, 2006년 친선경기 3:1승,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 승)인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한 번의 대회, 단 한 경기만으로도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남자 축구 월드컵(우리가 흔히 부르는 그 월드컵 맞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월드컵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비록 성인 남자 축구 월드컵은 없는 2019년, 우리가 관심 가져볼 만한 두 개의 다른 월드컵 그리고 2022년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2019 프랑스 여자 축구 월드컵

개최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상대 (출처: FIFA 홈페이지)

 여자 축구도 4년마다 한 번씩 월드컵이 열리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국내에서는 아쉽게 남자 축구보다 관심이 떨어지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남자 축구만큼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소소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보다 FIFA 랭킹도 훨~씬 높고요(남자: 37위, 여자: 14위). 지소연(잉글랜드 첼시 FC), 조소연(노르웨이 아발드스네스) 선수는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6월부터 한 달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우리나라는 개최국 프랑스, 유럽과 아프리카의 다크호스인 노르웨이, 나이지리아와 A조에서 경기를 치릅니다. 16강 이상을 목표로 하는 여자 축구 대표팀으로서는 소위 '죽음의 조'에 속해 조별 예선 통과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 4년 만에 처음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A매치* 를 통해 경기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A매치: FIFA에서 주관하는 공식 국가 대항전

남자 축구 월드컵보다는 관심이 덜하지만, 유료 관중이 1만 5천 명 이상 입장하는 등 국내 축구팬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좋은 성적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IFA에서 주관하는 국가대항전 중 성인 남자 월드컵 다음으로 큰 규모의 대회는 U-20 월드컵입니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대회는 몇 해전까지 세계 청소년 월드컵으로 불렸던 연령별 국가대항전으로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대회가 대표적이며 연령별 대회 특성에 따라 4년이 아닌 2년 주기로 열리고 있습니다.

 이 대회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유망주가 총출동하는 대회이기 때문인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유소년 축구가 중요해짐에 따라 유망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전 세계 유명 구단 스카우터에게는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일 것입니다. 호날두, 메시도 이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유명 클럽으로 이적해서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죠. 우리나라의 이승우 선수도 브라질을 꺾었던 2015년 U-17 월드컵에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죠.

 5월 23일부터 약 3주간 폴란드에서 열리는 2019년 대회에 우리나라는 4강 진출을 목표로 아르헨티나, 폴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한 조에 속해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이름이 익숙하죠?2006년 ‘날아라 슛돌이’에 나왔던 그 꼬맹이

이번 대회에는 특히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강인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되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3.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첫걸음, 월드컵 예선

 여기까지 읽고서도 "그래도 월드컵은 남자 월드컵만 볼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여정에 주목해보면 어떨까요?

낮기온이 ㅎㄷㄷ; 그래서 겨울에 열리는, 모든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한다는...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차기 월드컵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아직 3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가리는 예선이 올 해부터 시작됩니다. 각 대륙별로 진행되는 월드컵 예선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 예선에 참가합니다. FIFA 랭킹이 낮은 경우 1차 예선부터 참가하며 우리나라는 1차 예선을 통과한 나라를 포함하여 2차 예선부터 참가하게 됩니다. 최종 3차 예선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아시아 국가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를 선정하게 되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부터는 본선 참가 국가가 확대(32개국 → 48개국, 미정) 예정으로 아직 본선 진출국의 숫자는 미정입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연속 진출의 의미도 있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전과 달리 아시아 내에서도 축구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 쉽게 예선 통과를 장담할 수 없으며, 실제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3차) 예선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까지 경쟁하는 등 대회를 거듭할수록 월드컵 본선의 문은 높아지고 있어 매우 중요한 경기들이 펼쳐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노력에는 똑같은 응원을!

 저는 국가대표 평가전이나 국내 프로축구 등 다양한 경기를 챙겨보는 편인데요. 그때마다 주변에서 받는 질문은 주로 이런 내용입니다.


"오늘 축구해요?"
"무슨 대회예요?"
"그런 경기까지 봐요?"
"손흥민 나왔어요?" 또는 "손흥민 잘했어요?"


우리에게 가장 보편적인 대회 그리고 선수는 남자 성인 월드컵 그리고 손흥민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대회에서 각자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여자 선수들과 어린 청소년 선수들도 있습니다. 2019년에도 남자 축구 월드컵이 없다고 해서 재미없는 한 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올 해에도 국가대표 경기는 계속됩니다. 그리고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성별, 연령을 구분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대표입니다.

 지금까지는 조금 관심이 부족했더라도 올해 열리는 두 가지 큰 대회부터 조금씩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고 보니 개최국이 다 유럽(프랑스, 폴란드)이네요. 5월부터 아침에 초췌한 얼굴을 보게 될 우리 팀원들에게 지금부터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내가 보고 온 1,400만 개의 미래 중 안 피곤한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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