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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댁 고양이 Aug 11. 2024

해치지 않습니다.

주제 : 타인의 시선으로 


37도까지 올랐던 날의 퇴근길, 길 건너 남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흰색 티셔츠에 검은 백팩, 무표정하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의 시선을 피하려 주변을 둘러보지만, 신호를 기다리는 건 그와 나뿐이다.


내가 그늘로 피하고, 가로수 뒤에 숨어도 그는 여전히 나를 본다.

검정색 승용차가 5대, 회색 트럭이 2대, 쿠팡 택배차 1대가 지나갔다.

주황불이 켜졌고, 가방 끈을 팽팽하게 당긴다.


결국 녹색등이 들어왔고 그가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츠를 신은 그의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진다.


10m, 8m, 5m, 그가 나를 스쳐지나 간다.


“지퍼 열렸어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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