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찔찔이를 학교에 보내고

여름 방학 끝. 개학.

by 제이미

아들이 비염이 심해 찔찔이라 부른다.

최근에 대형 키즈카페를 두 번이나 갔더니 비염이 감기와 같이 왔는지 숨을 쉴 수 없는 지경까지 와서

결국 이비인후과 약을 처방받았다.

약이 센지 금방 좋아지는 아이의 코.

그런데도 미안하다.

다행히 개학날 학교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져서 병원 약이 고마우면서도

약에 취하게 만든 거 같아 동시에 미안하다.

이 아이러니한 엄마의 마음.

아이를 잘 키우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내 시간이 너무나 간절한 삶.

오만 감정에 휩싸여 하루하루가 간다.

아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아니야 아이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 밀려오는 감정들도 너무나 소중해.

하루에도 이런 생각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어떤 상황이든 완벽하게 만족 못할 거면서 이런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고 상상한다.

개학 축하 기념으로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를 갈까 생각했다가

비가 올 거 같아 결국 집을 치우고 아들 책상에 앉았다.

아들 책상이 내 책상보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아이스라테와 빵을 오직 나만의 시간을 위해 자축하는 기분으로 배달시켜 홀짝홀짝 마신다.

아직 비는 안 오고 매미들은 여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열심히 울어댄다.

아쉬움. 매미들한테도 아쉬움이 있을까.

두려움. 이 여름이 끝나면 매미의 삶도 끝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까.

그런 거 생각할 틈이 어딨어.

그런 생각할 시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한시라도 더 소리 내어 울어야지.

나도 마찬가지다.

아쉬움. 두려움. 불안감.

그런 거 생각할 틈을 줄이자.

그럴 시간에 더 좋은 생각 하자.

시간은 무한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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