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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는 삶
코찔찔이를 학교에 보내고
여름 방학 끝. 개학.
by
제이미
Aug 22. 2024
아들이 비염이 심해 찔찔이라 부른다.
최근에 대형 키즈카페를 두 번이나 갔더니 비염이 감기와 같이 왔는지 숨을 쉴 수 없는 지경까지 와서
결국 이비인후과 약을 처방받았다.
약이 센지 금방 좋아지는 아이의 코.
그런데도 미안하다.
다행히 개학날 학교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져서 병원 약이 고마우면서도
약에 취하게 만든 거 같아 동시에 미안하다.
이 아이러니한 엄마의 마음.
아이를 잘 키우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내 시간이 너무나 간절한 삶.
오만 감정에 휩싸여 하루하루가 간다.
아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아니야 아이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 밀려오는 감정들도 너무나 소중해.
하루에도 이런 생각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어떤 상황이든 완벽하게 만족 못할 거면서 이런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고 상상한다.
개학 축하 기념으로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를 갈까 생각했다가
비가 올 거 같아 결국 집을 치우고 아들 책상에 앉았다.
아들 책상이 내 책상보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아이스라테와 빵을 오직 나만의 시간을 위해 자축하는 기분으로 배달시켜 홀짝홀짝 마신다.
아직 비는 안 오고 매미들은 여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열심히 울어댄다.
아쉬움. 매미들한테도 아쉬움이 있을까.
두려움. 이 여름이 끝나면 매미의 삶도 끝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까.
그런 거 생각할 틈이 어딨어.
그런 생각할 시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한시라도 더 소리 내어 울어야지.
나도 마찬가지다.
아쉬움. 두려움. 불안감.
그런 거 생각할 틈을 줄이자.
그럴 시간에 더 좋은 생각 하자.
시간은 무한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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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아주기에 늦은 시간은 없다> 출간작가
일상을 관찰하고 씁니다. 예술의 힘과 밥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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