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하는 엄마입니다.

#워킹맘 #소중맘 #뽐맘 #련희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첫째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시절 태어난 둘째를 키우고 있는 소중이와 뽐이 엄마다.

그리고 둘째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육아휴직 중이긴 하지만, 일하는 엄마다.


육아휴직을 하기 전, 일하는 엄마로 살았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그냥 공감만 좀 하면 그만일 이야기일 테지만.


결혼하기 전부터 하던 일을 아직까지도 해오고 있다.

첫째를 임신했던 시기에는 단축근무라는 제도도 없었고, 이쪽 분야에서 육아휴직을 당연하게 쓰는 시기가 아니었기에, 임신기간 내내 기관의 태도를 살피고, 어떻게 해야 일도 양육도 잡을 수 있을지 고민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중간에 이직도 하고, 둘째를 임신했지만, 첫째를 키우면서, 1년에 주어지는 15일의 연차를 날 위해 쓰는 시간 없이, 숨 막히게 살아왔던 것 같다.

6시 칼퇴를 하는 나에게 일이 없냐며 눈치 주는 젊은 후배들도 있었고, 마무리 짓지 못해 집에서 아이를 재우고 잔업을 하는 것도 일상이었다.

아이에게 못할 짓인걸 알면서도, 시간연장반을 신청해 저녁까지 먹여주고, 9시 넘어서까지 봐주는 그런 어린이집을 신청해서 보내기도 했다.

나와 아이가 안쓰러워하시는 말인걸 알면서도 가족이나 주위에서 애가 너무 늦게까지 있어서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말을 듣는 것 자체에도 괜히 질책하는 것 같아 가시를 잔뜩 세워 방어를 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내가 일 그만두면, 그만한 돈을 대신 줄 것도 아니면서 참견은!’, ‘그렇게 안쓰러우면 나 대신 하원 해서 우리 애 좀 봐주던가!’라는 말을 속으로 대꾸해왔다. 꼬여도 한참 꼬여있었다. 뭐.. 사실 지금도 꼬인 게 잘 풀린 사람은 아니다.)


아이를 낳아서인지, 기억력도 가물가물해져서, 업무 다이어리 없이는 일이 진행이 안되는데, 그 다이어리를 연달아 두 번이나 잃어버려 한동안 맘고생, 몸고생을 한 적도 있다. (그 이후로 일정과 기록을 일부 스마트화 하기는 했지만, 역시 다이어리에 끄적이는 게 아직은 최고다.)


젊은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워킹맘들은 누구의 도움 없이 일하기가 쉽지 않다. 일정도 당일이나 익일에 급하게 조율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기에 업무 시간 내에 집중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업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다.


일, 양육, 가사, 그리고 양쪽 집안의 대소사 등등을 챙기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버겁다.

좀 잊거나 부족하더라도 질책부터 하지 말고, 이해해주자. 제발


사실 둘째를 키우고 있는 지금, 복직이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이 다가왔으며, 누구의 도움 없이 둘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이 제시간에 출근해서 하루 최소 8시간을 풀로 채워 일하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는 워킹맘이라는 단어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현실이다. 하나는 어떻게 키웠으나, 둘은 어렵고, 영유아는 어찌어찌 키웠지만, 초등학생은 엄두가 안 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러려고 4년제 대학 나와서 10년을 넘게 사회생활을 한 게 아니기에 아깝고 답답하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 있는 건 또 아니니까.


이렇게 경단녀가 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

그리고 엄마.

바로 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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