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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원사계 Jan 05. 2024

간절한 구애의 춤을 봐주세요

다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무너진 자아올리기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본 적이 있다고 하시는 분은 저의 소중한 9명의 구독자 중 한 분이 틀림없겠습니다. 


이 브런치는 무너진 자아를 올리고 싶은 작가의 염원을 담은 소중한 공간이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작가 본인은 무엇으로 인해 자아가 무너졌을까? 코로나로 인해 단절된 관계, 지독한 취업난, 길어진 이력서의 공백기, 지속되는 가족의 악재 등으로 사회와의 단절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몇 년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작고 보잘것없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슬프지만 이게 현재의 나다. 더하지도 덜어내지도 않는 모습니다. 단절된 경력과 함께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잊은 듯했다. 당장 굶을 수는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이 적지 않았다. 아무런 의도 없이 순수하게 요즘 뭐 하고 지내냐는 질문이 너무 가혹했다. 마음 편히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하나가 없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하지만 어쩌겠어. 내가 이 모양인 걸.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글이 나를 먹여 살려 주지는 못한다. 글을 쓰되 나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대한 미션이 있다. 일단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파워 내향인이지만 본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던 순간들을 다시 만들어줘야만 한다. 계속 이렇게 움츠러든 채 살아갈 수 없었다. 월급이 적건 많건 그런 걸 생각하기 보다도 사회 속으로 들어가서 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공포들이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다. 하고 후회, 안 하고 후회라면 무조건 하고 후회! 지원할 수 있는 곳에 미친 듯이 이력서를 냈다. 그러나 연락이 오는 곳은 반의 반도 되지 않았다. 운이 좋게 면접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을 보다 보니 스킬이 늘어나더라.


올해가 시작된 지 아직 5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얼마 전 치른 1차 면접에서 합격했다는 것이었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는데 그 안에서 어쨌든 한 고비를 넘겼다니. 면접의 난이도가 대단했기에 나 자신이 기특하고 또 기특했다. 아아- 나에게도 다시 기회가 오는 것인가? 들뜬 마음이다. 24년을 다시 사회인이 되어서 날개를 다는 모습으로 시작하고 싶다. 아직 2차 면접이 남아 있지만 부담보다도 개운한 마음이 든다. 내가 이렇게까지 다시 움직일 힘이 나는구나. 이곳의 타이틀인 무너진 자아올리기 프로젝트의 부재는 원래의 모습 되찾기 프로젝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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