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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Popayan 포파얀

대학의 도시

이피알레스에서 거의 10시간 버스를 타고 밤 11시 반에 간신히 도착한 도시 포파얀. 

즉흥적으로 결정해서 온 도시이지만 우리를 후회하게 하지 않았던 도시.

페루의 아레키파를 연상시키는 하얀 건물들로 가득한, 젊은 학생들로 가득한 대학교 도시다.

다시 숨을 좀 고를 만한 곳이라는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장거리 고속버스. 꽤 편안하고 괜찮다.


우리가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Ipiales 의 고속버스 터미널


버스에서 내다본 자연 광경




드디어 포파얀 도착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숙소로 잡고 도시를 구경했다. 도시는 아주 깨끗하고 젊고 좋은 인상을 주었다.

나중에 뒤통수를 치는 일이 발생하긴 했지만 말이다.

도시에 이곳저곳에 단과대학 건물들과 작은 박물관들이 운치 있었다. Bar 나 술집들이 많이 모여 있는 대학 근처 유흥가도 있었고 오래된 작은 성당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건물들이 깨끗하고 단정했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한 단과대학의 모습


Museo Arquidiocesano de Arte Religioso(대교구 교회 예술 박물관)

유럽의 작은 도시들이나 이곳, 라틴 아메리카의 도시들에서도 작은 박물관이나 개인이 소유, 제공하는 박물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관이라 하면 대부분 규모가 크고 작품수가 엄청나 모두 섭렵하기 위해 둘러보다가 나중엔 걷기만도 벅차 지나가면서 그냥 눈으로 훑어버리는 일이 잦은데, 이런 곳들에서는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좋다. 


역사적인 일을 그린 그림이 있는 강당
어떤 부자가 살던 집을 개인 박물관으로 개조했다는 곳




내 남편은 언덕 위에 있는 작은 한 성당을 꼭 보러 가고 싶다고 했고, 난 거기까지 올라가기가 너무 귀찮았다. 결국 남편 혼자 올라가고 난 먼저 바 Bar로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후 갑자기 급한 문자를 받고 숙소로 가보니 성당을 구경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에 십 대 강도 두 명을 만나 돈을 털렸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작은 칼을 들이댔단다. 너무나 놀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돈을 주니 그것만 가지고 재빨리 달아나더란다. 잃어버린 돈은 약 50유로였는데 여기선 한 끼 식사값이지만 콜롬비아에서는 며칠을 지낼 수 있는 제법 큰돈이었다.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숙소의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들이 같이 얘기해주며 위로해주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포파얀에서도 밤 10시부터는 길거리에 혼자나 둘이서는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모임이 있어 늦어질 경우는 대부분 택시를 탄다는 것이었다. 얘기를 들으니 약간 무서워졌다. 

남미 여행을 가서는 어떠한 짧은 골목이라도 인적이 드문 길은 절대 혼자 가지 않기를 강력히 권한다. 


그 당시 성당 앞에만 해도 사람들이 꽤 앉아 있었단다


이렇게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내려가는 길에 코너를 돌자마자 사건은 일어났다.



매우 인기 있는 전통 음식점. 일단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기분을 풀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거고, 앞으로 긴 여정이 남아있는 만큼 우리는 다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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