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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Jul 03. 2021

7월의 첫날

00 님께


#1

한 낮엔 밖을 돌아다니기 싫을 정도로 뜨거운 햇볕에 치이는 요즘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오늘의 날씨지요. 그러나 요즘은 유난히 일기예보가 틀릴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점심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쨍쨍한 날도 있었고, 화창한 날이라는 말에 우산 없이 집을 나섰다가 뜬금없이 거친 소나기를 만나는 일도 더러 있었지요. 그때마다 다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해보면 어느새 일기예보는 바뀌어있더라고요. 속이 끓다가도 ‘ 아무렴 사람이 자연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 하고는 이내 얄미움을 풀어버립니다.


#2

올해 저는 서른이 되었습니다.

두 자리의 숫자 중 하나는 늙음을,

다른 하나는 젊음을 택했지요.


이름표 같은 나이는 올해 첫날부터 각자의 선택을 내렸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일 년의 반이 지나고나서야 제가 무엇을 택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아요. 아직은 글과 생각이 서툴어 그에 알맞은 단어와 문장을 찾지 못했지만, 혹시라도 언젠가 00 님을 뵌다면, 그때 조심스레 말씀드릴 수 있기를 바라요.


#3

00 님의 말과 글은 늘 정갈하기만 한 것 같은데, 얼마나 더 정갈한 분이 되려고 하시는 건가요? 하하하.

글에는  사람이 담겨 있다고 하지요. 그간 격일로 보내주시는 편지글에 담겨온 00 님의 생각과 감정들은 저로 하여금 때론 더운  약간  물로 땀을 씻어내리는 기분이 들게 하고, 때론 차가운 밤공기를 피해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들게 하곤 했습니다. 00 님의 차분함과 따뜻함이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이기에 좋습니다.  달의 테마로 정갈함을 선택하신 00 님에게 작지만  응원을 보냅니다.


#4

6월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지낸 것 같아요. 저의 이 달의 테마는 ‘쉼, 여유 그리고 괜찮음’이 좋을 것 같습니다.



00님의 특별한 메시지 덕분에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깊은 밤, 느긋하게 보내시길 바라요.


정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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