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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Jan 23. 2023

몇 해 전, 계절의 바뀜을 알아차린 어느 날 쓴 시

#1




밤이 사라졌다

고독의 얼굴로

시인을 괴롭히던

긴긴밤이 사라졌다


고통의 얼굴과

부재의 흔적도

긴긴밤과 함께 사라졌다


채찍을 내려놓은 바람이

살며시 어루만지는 얼굴


겨우내 언 땅은

온데간데없고

흙과 풀 내음으로 덮였다


앙상한 뼈를 드러낸 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무명의 존재에게

불러줄 이름이 생겼다


발걸음을 재촉하던 이들이

이제는,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든다


아득하게 눈부신 계절이다



#2


켜켜이 쌓인 노트를 정리하다 우연히, 몇 해 전 계절의 바뀜을 알아차린 어느 날 쓴 시를 마주했다.

이렇게나마 죽어가는 시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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