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작사·작곡 루시드폴 / 박지윤 '꽃, 다시 첫 번째' 앨범 수록

by Mircea
자 내 얘기를 들어보렴
따뜻한 차 한잔 두고서
오늘은 참 맑은 하루지
몇 년 전의 그날도 그랬듯이
유난히 덥던 그 여름날
유난히 춥던 그 해 가을, 겨울
계절을 견디고 이렇게 마주 앉은 그대여

벚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덮인 거리
겨우내 움을 틔우듯 돋아난 사랑
처음으로 말을 놓았던
어색했던 그 날의 우리 모습 돌아보면 쑥스럽지만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나는 믿고 있어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

처음으로 말을 놓았던
어색했던 그 날의 우리 모습 돌아보면 쑥스럽지만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나는 믿고 있어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


봄눈

'봄눈'을 들을 때면 언제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두고 마주한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마도 두 사람은 서로가 익숙한 사이임에도 언제나 서로에게 수줍은 모습일 것 같다.

첫 몇 마디로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 드는 곡이다.


'봄눈'이라는 곡은 루시드폴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그의 버전으로 본인 앨범에도 수록되어있지만 그보다 먼저 가수 박지윤의 '꽃, 다시 첫 번째'라는 앨범에 수록되었다. 두 분 모두 곡의 분위기를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나는 두 곡 모두 듣는다. 수줍음과 설렘 그리고 변하지 않음에 감사한 마음, 이 곡을 듣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두 곡의 차이점을 말하면, 남성과 여성의 음색과 분위기 차이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음악이 좋다는 것을 넘어서, 내가 바라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도 서로에게 수줍을 수 있는, 마주하고 있는 익숙한 눈동자와 미소에도 다시금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랑.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의 모습은 참 부럽기도 하고 바라기도 한다.


진심이 담긴 글

이 곡의 아름다움은 멜로디와 음색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특히 가사가 그 아름다움의 정수를 더한다.

벚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덮인 거리
겨우내 움을 틔우듯 돋아난 사랑
...
손끝에 닿을 듯이 닿지 않던 그대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하루에도 몇 번을 내게 물어봐도
나는 믿고 있어
떨어지지 않는 시들지 않는
그대라는 꽃잎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충분히 쉬운 말들로 진심을 전한다. 시를 즐겨 쓰는 나는 이 가사에 무척이나 부러움을 느꼈다. 단 몇 마디로 그의 시선을 있는 그대로, 아주 사소한 떨림도 놓치지 않는다.


그동안 어려운 말들로 머릿속을 휘젓거나, 멋을 잔뜩 부린 말들로 수려하게 수놓은 글들에 왜 그렇게 무심하게 느껴졌는지 알 것 같다. 동시에, 빈 공간의 외벽만 화려한 것보다, 내력이 있는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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