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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군 Feb 26. 2022

비즈니스가 아닌 브랜딩

창업지원사업 신청 전에 해봐야 할 질문들

군대에 있는 동안, 그간 해왔던 다양한 기획과 시도들을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었는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 노트는 그렇게 얻어진 배움과 경험, 실패와 실수의 기록입니다. 콘텐츠 스타트업과 관련된 온갖 분야에서 주워듣고 공부하고 실행하고 실패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습니다. 따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업계의 진리와는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틀리고 실수한 것들에 대해 주로 적기 때문에 제가 잘 하는 사람인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애송이 대학생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저희와 비슷한 문제를 틀리셨다면,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이 연재가 작은 응원이자 레퍼런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프롤로그 중) 



노트 1-1. 브랜딩과 비즈니스는 다르다


 군대에서 얻은 가장  인사이트를 하나 꼽자면, 브랜딩과 비즈니스는 다르다 깨달음입니다. 그걸 20년엔 알지 못했습니다. 비즈니스 사업의 기회와 니즈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브랜드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메세지,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즈니스보다 브랜딩이 먼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모베러웍스’를 보면서입니다. 모베러웍스에서 낸 <프리워커스> 라는 책을 읽으며 완더스의 방향에 대해 많은 영감을 얻게 됐습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매우 추천드립니다!) [책소개]


 일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모베러웍스는 자체 유튜브 채널인 모티비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브랜드 굿즈 판매와 기획을 펼치고 있는 팀입니다. 이들은 비즈니스를 위해 브랜딩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그 이후에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았다고 하더군요. 요즘엔 워낙 다양한 플레이어가 많고 수갈래 길이 있기에 우리가 했던 것처럼, 그리고 다들 그렇게 하는 것처럼 창업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캠퍼스타운에 참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노트 1-2. 창업지원사업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2020년의 완더스는 캠퍼스타운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브랜딩보다는 비즈니스에, 그렇니까 시장과 수익성과 비즈니스 모델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달 피칭을 준비하고 보고서를 내면서도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완더스는 시장의 기회가 아니라 여행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이고, 우리가 했던 텀블벅과 스마트스토어와 팝업스토어는 그것을 알리는 도구였을 뿐이지요. 완더스는 비즈니스가 아닌 브랜드와 콘텐츠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과 성과를 만들어내고 매달 보고해야 하는 지원사업은 우리가 가려는 길과 맞지 않았던 것이지요.  



 좀 더 우리만의 방식으로,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무엇보다 큽니다. 교수나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만의 것을 해내기 위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으니 말입니다. 물론 우리가 그들의 말에 흔들리거나 적극적으로 조언을 활용했던 것은 아니지만(말하자면 고집을 부렸다는 뜻입니다), 어느 시점부터는 주객이 바뀌어서 심사와 평가, 보고와 발표에 너무 큰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우리는 시드머니와 공간이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또 그 과정에서 귀한 경험들을 했지만 말입니다. (캠퍼스타운 지원사업을 통해 배운 것들도 차차 정리해볼 예정입니다!)



노트 1-3. 창업지원사업 신청 전에 해봐야 할 질문들


 브랜드나 창업을 계획중이시라면 누구나 지원사업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저희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요그러나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지원사업을 준비하려 하신다면 한번쯤 다시 고민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1) 이 지원사업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가?
2) 투입될 시간과 자원 대비 얻는 것이 확실한 지원사업인가?
3) 꼭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지원사업인가?


세 가지 질문에 확실하게 그렇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원사업은 팀의 역량과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지원사업이 날개가 되어줄 수 있는 아이템과 팀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해낼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원사업에 넣기 전에 한번쯤은, 우리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사이트 :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앞으로의 완더스는 비즈니스가 아닌 브랜드를 우선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또 지원사업에 기대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내고 싶습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밌게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만의 심지가 분명할 때, 조언과 멘토링을 수용해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우리 것이 단단할 때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려도 충분할 것입니다. 비즈니스가 아닌 브랜드에 집중할 것. 지원사업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들에 매진할 것. 이상 완더스의 첫번째 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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