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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군 Mar 06. 2022

어떤 프로젝트든 한 줄의 메모에서 시작된다

여러분의 메모장에선 어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나요?


노트 5. 어떤 프로젝트든 한 줄의 메모에서 시작된다


 노션과 에버노트를 정리하며, 저의 작업이나 프로젝트의 씨앗이 되었던 어떤 일기나 메모를 만나는 건 참 신기하고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모든 것이 그 짧은 한 줄로부터 시작되었구나 생각하면 아득하고 벅차는 기분이 듭니다.

 완더스의 시작이 되었던 18년 5월의 일기를 오랜만에 발견했을 때도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건 스무살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했던 속초 & 강릉 여행에서의 기록이었지요.

 스무살의 첫 여행에서 떠올린 짧은 생각이 그 이후로 발전하고 성장해 텀블벅 프로젝트가 되고 팝업 스토어가 되고 완더스가 되었던 것입니다.


 여행은 본질은 선택이며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여행한다는 문장, 그 한 줄로부터 완더스가 출발했습니다. ‘돌아와서 쓰는 여행일기'도, 완더스의 사명도 거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사이트 : connecting the dots


 지금 당장은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흘리고 마주치고 잃어버린 수많은 점들나중에야 어떤 모양인지   있게 된다는 .  각각의 점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비로소 찾아낼  있게 된다는 .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요.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스티브잡스가 했던 연설은 너무나도 유명하지요. 다시 인용할 필요도 없을 만큼 자주 회자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연히 듣게 된 서체 수업과 인문학 공부가 오랜 시간이 흘러 애플의 디자인 철학과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큰 영감을 주었다며, 'connecting the dots'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밖에 없지요. 우리는 이 점들이 언젠가 미래에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무언가의 출발점이 될 짧은 메모들을 모아나갈 것입니다. 그 메모들을 어서 만나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메모장에선 어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나요?


여행은 본질은 선택이며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여행한다는 문장, 그 한 줄로부터 완더스가 출발했다.




완더스의 시작이 되었던 18년 5월 26일 오후 10:00분의 일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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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할수록 어른스러워진다고들 말하는 이유는 여행의 모든 순간이 선택이기 때문인 것 같다. 버스를 탈지 기차를 탈지, 뭘 먹을지, 멈출 건지 건널 건지, 어딜 가서 뭘 보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건지, 우리는 여행의 매 순간 선택지를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그게 피곤한 사람들은 여행이 아닌 관광을 즐긴다. 또 그것마저 선택인거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여행을 할수록, 다시 말해 선택의 방향과 방식이 쌓여나갈수록 자신에 대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 거다. 나는 산보다 바다가 좋았고 떠날 때는 기차를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탔으며 머무를 방을 잡는 대신에 한적한 속초 밤거리를 걷는 쪽을 택했다. 선택이라는 건 그 순간 내가 취할 수 있던 수만가지 방향 중에서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것이고 나는 그걸 여행을 하면서 배우고 있다. 여행을 한다는 건 도망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앞세우는 과정이니까. 책임도 후회도 원망도 어쨌든 내가 하니까.


 우리는 돌아오기 위해 여행한다. 우리가 선 자리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똑바로 일어서기 위해. 강릉으로 향하던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예뻐서 앞뒤 안가리고 내렸을 때, 우연히 마주친 서점에서 책장 빼곡히 전시된 책 속 문장들에 마음이 빼앗겼을 때, 갯배를 타고 건너간 속초 바닷가 둑에서 일출 보던 순간. 내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 보고 느끼고 솔직했고 그래서, 다시 한 며칠 또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생활을 이어갈 동력을 얻고... 알바 끝나고 가는 길 버스에서 창문 틈으로 바람 시원하게 부는 게 괜히 좋아서 후다닥 정리해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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