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군 Dec 23. 2022

시즌제의 인생, 삶의 방식을 디자인하자

2022년에 배운 것 [2]




 올해 읽은 실용서 중에서 두 권을 고른다면 <모든 것이 되는 법><콘텐츠 가드닝>이라는 책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이 앞으로의 인생 설계와 계획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되는 법


 에밀리 와프닉의 <모든 것이 되는 법>은 작년 연말에 읽게 된 책인데, 책을 읽으며 어수선하던 미래가 조금은 그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의 부제가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인데, 보자마자 책을 집어들게 만드는 제목이었습니다. 와프닉은 관심사와 활동분야가 많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을 ‘다능인’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다능인들을 위한 새로운 직업과 삶의 방식이 생겨나고 있음을 강조하며, 다능인의 특징을 소개하고 그들을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합니다. 그녀 자신부터가 법학도, 뮤지션, 디자이너, 작가, 영화인까지 다양한 영역을 오고가며 활동하고 있고, 스스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마음고생을 책을 통해 함께 전하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처럼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을 위한 새로운 일의 방식과 직업의 정의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목표와 개인적인 목표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고, 깊이와 넓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접근법과 워크시트를 통해 '진로 계획'이 아닌 '인생 설계'의 관점에서 앞으로 벌일 일들을 정리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와프닉은 그룹허브 접근법, 슬래시 접근법, 아인슈타인 접근법, 피닉스 접근법까지 네 가지의 접근법을 통해 인생을 설계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그 중에서도 여러 가지의 파트 타임 업무와 프로젝트들을 병행하며, 선택과 집중을 해나가는 ‘슬래시 접근법’이 지금의 저에게는 알맞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나머지 세 개의 접근법에 대해서는 언젠가 책에 대해 제대로 소개할 때 정리해보려 합니다).




콘텐츠 가드닝


  <콘텐츠 가드닝>은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는 서민규 작가가 쓴 책이지만 단순히 콘텐츠의 창작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직접적인 방법론보다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써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작가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식물을 키우는 가드닝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창작자는 가드너, 콘텐츠의 결과물은 가든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좋은 창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잘 만들 방법에 대해 궁리해야 하고(창작법), 잘 만든 콘텐츠란 무엇인지 통찰해야 하고(창작물), 콘텐츠를 만드는 자신(창작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삶과 콘텐츠를 분리하지 않고, 함께 길러내는 법을 제안합니다. 그리하여 씨앗을 뿌리고, 숙성시키고, 잠복 생산기를 활용하여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번에도, ‘이르는 삶에서 기르는 삶으로’ 라는 책의 부제가 참 좋았습니다. 어딘가에 도착하거나 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정 자체를 즐기고 가꾸면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저는 노션에 <콘텐츠 가드닝>라는 페이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 페이지에 그동안 메모한 아이디어들을 분야별로 모아 정리해두었습니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연재할 글의 주제들, 연극으로 올리고 싶은 희곡 아이디어들, 영화와 다큐멘터리 기획, 브랜드와 기획 관련 아이디어까지 정말 다양했습니다. 이것들을 씨앗으로 삼아 조금씩 자라게 만들어보려 합니다.






시즌제의 삶, 삶의 방식을 디자인하자


 결국 두 권의 책이 저에게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면 이랬습니다. 저는 영화와 연극, 브랜드와 글쓰기, 또 지금은 알 수 없는 무언가까지 이루고 싶은 게 정말 다양한 사람이고, 그것들을 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삶의 방식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컴백과 휴식기를 반복하는 뮤지션처럼, 또 시즌별로 새로운 콘텐츠와 상품을 내놓는 패션 브랜드처럼 저에게도 시즌제의 삶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관심사가 계속 바뀌는 만큼 하나를 홀드하고 다음 것으로 넘어갈 때 잘 마무리하고 정리해두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한번에 모든 걸 다 할 수 없기에 나라는 사람의 관심사와 목표와 생활을 잘게 나누어서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년을 2개~4개 정도의 시즌으로 나누어서, 시즌별로 에너지를 집중해 결과를 낼 분야와 멀리 보고 길게 준비할 프로젝트를 구분하고, 다양한 분야가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아마 2023년 상반기에는 완더스의 새로운 프로젝트와 다양한 장르로 표현될 수 있는 오리지널 원천 이야기(OSMU) 창작에 힘을 쏟을 것 같습니다.




‘비트윈', ‘타다’ 등의 서비스를 런칭한 VCNC 박재욱 대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년 올해의 배움 10가지를 정리하여 올리시던 것에서 영감을 얻어, 2021년부터 2년째 진행하고 있는 연말정산입니다. 한 해 동안 배운 10가지를 선정해 정리하고 공유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습영역에 머무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