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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joon Aug 08. 2019

점등식

406번 버스, 오후 다섯 시 사십 삼 분.

 유독 버스가 느릿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소설을 무심히 읽고 있다가 목이 뻐근해 잠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봤다. 몇 초 정도 지났을까. 멍하니 보고 있던 버스의 천장조명이 켜졌다. 우연히 탄 버스에서 하루에 단 한번뿐일 점등식을 목격할 가능성은 몇 분의 일일까. 하루하루 마모되는 일상을 다시 깎아내주는 것은 커다란 행복의 덩어리들보다는 이런 사소하고 무의미한, 그래서 소중한 편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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