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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맹 Oct 24. 2024

한국에서 인플루엔서가 된 독일 젊은이

에밀리 도른의 특별한 도전과 성장 이야기

독일의 젊은 여성이 한국에서 주목받는 엔터테이너로 자리 잡으며, 두 나라를 잇는 ‘문화 인플루엔서’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을 계기로, 그때부터 시작된 한국에 대한 열정과 꿈을 한국 땅에서 펼치고 있다. 단순히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한국과 독일을 잇는 가교가 되어 독일의 시각으로 한국을 새롭게 조명하고, 한국인들에게는 잊힌 전통과 매력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에밀리 도른(24). 그녀는 어떻게 독일에서 한국으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한국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고 있을까?


한국에서 MC, 유튜버, 그리고 엔터테이너로 활발히 활동하며 두 문화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고 있는 에밀리 도른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싹튼 한국에 대한 사랑

에밀리에게 한국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둘러보고 오는 여행지가 아닌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특별한 나라이다. 그녀의 한국 사랑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긴 여정이었는데 처음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2살 때였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보게 되었고 첫 순간부터 매료되어 꾸준히 팬으로서 시청하면서 한국은 단순한 흥미 이상의, 본인의 삶에서 커다란 의미가 되었다.  


"런닝맨을 처음 봤을 때, 독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문화적 요소들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조차 한국 고유의 유머와 소통 방식이 드러나는 게 신선했죠."


런닝맨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키운 에밀리는 단순한 애청자로 남는데 그치지 않았다. 프로그램 속의 언어, 나오는 음식,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행동 표현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부모님을 졸라 함께 한국 요리를 시도해 보기도 하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먼 독일에서 혼자 배워 가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런닝맨 애청자에서 시작해서 한국어를 독학하고 한국문화를 미디어와 독일에 살고 있는 주변 한국인들을 통해 스스로 체험하고 체득해 갔어요. 한국 음식점,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대사관, 대학 등에서 개최하는 모든 한국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그것이 말하기 대회이던, 춤경연 대회 든 간에 뭐든지 배워 가면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한국에 가서 엔터테이너와 MC로 활동할 것을 꿈꾸게 됐어요. 유재석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았죠."  


어린 소녀의 마음에 자리 잡은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취미나 관심사가 아닌 미래를 향한 지침이 되었고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낸 큰 동력이 되었다.

한국으로의 여정과 새로운 도전 – 독일에서 한국까지, 꿈을 향한 끊임없는 발걸음

한국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결국 에밀리를 한국 땅으로 이끌었다. 루르 보훔 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정치경제를 전공하던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덕성여자대학교로 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기회는 드디어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발판이 되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면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에서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는데, 그 영상들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점차 저에게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했죠.”


교환학생 시절 유튜브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독일로 잠시 돌아가 비자를 전환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에밀리는 2022년 8월, 공식적으로 한국에 정착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계속 이어갔다.


한국에서의 일과 삶 – 두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되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에밀리에게 매일매일 새로운 배움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 문화를 바라보고 소개하는 역할을 통해, 한국인들과 더욱 깊이 교류할 수 있었는데 자신이 맡은 특별한 역할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저는 독일 출신으로서 두 나라의 문화를 비교하고, 그 차이점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내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제 에밀리는 여러 한국 방송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을 소개하고 있다. 본인의 유튜브 채널 ‘도른 에밀리’는 단순히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달하며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가 주로 다루는 주제 중 하나는 한국의 역사예요.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주제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하죠. 예를 들어, 수원에 가서 그 도시의 이름 유래를 설명하면서도 유명한 관광지와 현지 음식을 소개하는 식으로요.”


또한 한국의 농촌 문화를 소개하는 데에도 큰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시골은 도시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어요. 80년 된 가마솥뚜껑에서 요리를 하며 느린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은 정말 특별하죠.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바쁘게 살지만, 시골에서의 삶은 그와는 다른 풍요로움을 주는 것 같아요,”  


도시적 이미지를 가진 젊은이가 한국 농촌의 삶에서 발견한 평온함과 그 속에서 얻는 소소한 배움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그녀의 콘텐츠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여행에서 찾는 한국의 숨은 매력 – ‘도른 투어’와 특별한 한국 체험

에밀리의 유튜브 콘텐츠 중 가장 큰 프로젝트는 ‘도른 투어’인데 독일에서 온 자매와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의 숨겨진 명소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반응을 담아내는 여행 시리즈로 한국의 진정한 매력을 소개하는데 주력한다.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장소들은 남산타워나 롯데월드 같은 유명한 곳들이죠. 하지만 저는 제 친구들에게 조금 더 한국적인 장소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산에 올라가 한국의 등산 문화를 체험하고, 출연자들과 함께 전과 막걸리를 나누며, 등산로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한국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체험을 한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한국 문화의 깊이를 알리고 싶어 한다.


또한 한국의 전통 명절인 추석을 시골에서 직접 체험하는 콘텐츠도 제작했다. 김장을 하거나 전통 요리를 준비하며,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전통적인 방식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


 “요즘 사람들은 아파트에서 추석을 보내고, 음식을 마트에서 사 오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손수 장을 보고, 전통 방식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죠.” 그녀가 전통을 재조명하는 이유이다.


미래를 향한 도전과 꿈 – 두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

짧은 시간 동안 에밀리는 독특하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13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며, 한국과 독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숨겨진 보물 같은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특히 독일의 젊은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시골에서 전통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에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과 독일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에밀리.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성공담을 넘어, 두 문화가 만나 서로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앞으로 그녀가 펼쳐나갈 더 많은 도전과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 글은 독일 교포신문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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