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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ug 29. 2020

코로나는 돌아다녀

코로나 19로 마스크 쓰기가 일상이 된 지 어느덧 5개월.


한 겨울에도 마스크 쓰기 싫다고 얼굴이 발갛게 얼어도 방한 마스크 없이 뛰어놀던 딸아이가 이젠 먼저 마스크를 챙긴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한 동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가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나들이나 외식은 언감생심이 되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영상통화가 왔다. 어린이집 등원하는데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며 전화를 한 것이다. 재미있게 놀다 와, 조심히 다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아이의 마스크가 흘러내렸다.


"사람들 없으니까 잠깐 마스크 안 써도 괜찮아."


출근시간이 훌쩍 지나서인지 길에는 정말 단 한 명의 사람도 없었다.


"코로나가 있잖아."

"아냐. 사람들 안 돌아다니니까 지금은 괜찮아."


잠깐이라도 맑은 공기를 쐬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거리에는 사람도 없으니 괜찮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역시나 아이가 마스크를 먼저 챙긴다.


"사람들은 안 돌아다녀도 코로나는 돌아다녀."


아차, 싶었다.


그래, 잠깐의 방심이 나비효과가 되어 모두를 아프게 하는 법이다.


최근 일부의 이기적인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공포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진짜 배워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 우리가 아닐까.

사진 출처: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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