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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Feb 01. 2024

K방역을 찬양했던 한 영국 교수의 말로

Devi Sridhar교수는 코로나사태동안 영국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전문가 중 한 명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L교수+J교수+K교수” 쯤 될까요? 스코틀랜드 명문 중 하나인 에든버러 대학교 공중보건학과 (Global public health) 학과장으로 소위 “Zero covid”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했죠. 전면 전다운, 마스크 의무화, 어린이 백신접종, 백신패스 등등의 당위성을 각종 언론매체와 개인 SNS를 통하여 줄기차게 강조했고 스코틀랜드 방역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인물이었습니다. 


한편 “UnHerd”는 제가 코로나 사태 동안 신뢰하게 된 대안 언론 중 하나입니다. 특히 상반된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진행한 심층 인터뷰 시리즈는 매우 감명 깊었는데 Devi Sridhar교수도 그 인터뷰에 초청된 바 있었죠. 현시점 2020년 8월에 있었던 그녀의 인터뷰 “The zero covid debate: can the disease be eliminated?”를 들어보면, 그녀가 얼마나 바이러스, 유기체, 생태계 작동원리에 대하여 무지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자신의 판타지를 확신에 차서 설파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정도 소양을 가진 인물이 한 국가의 정책을 그토록 오랫동안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국내 언론에도 한국의 방역을 칭찬하는 해외 전문가로 가끔 등장하곤 했습니다. 2021년 11월에는 그녀가 가디언지에 기고했던 “영국은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통째로 번역되어 보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올라갈수록 확진자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에 모두 당황하고 있었으며, 반대로 방역후진국이라고 그토록 비난했던 일본은 확진자 급감을 보여서 그 이유를 두고 엄청난 논란이 벌어졌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서는 다시 한번 그녀 입을 빌려서 K방역을 찬양하는 일을 벌였죠. 



현재 스코틀랜드는 정부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복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Devi Sridhar교수도 증언대에 섰는데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주장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비난 여론이 급등하고 있군요.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유행초기부터 지금까지 SNS에 올린 글들, 언론 기고문들, 인터뷰들을 스크린샷해서 그녀의 증언이 명백한 거짓임을 알리고 있으며, 다시 한번 각 국가의 방역 및 백신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소위 전문가들"에 대한 분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텔레그래프지에서는 그녀의 증언을 두고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고요. 



반면 UnHerd에서 진행한 인터뷰 중에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빛을 발하는 인터뷰들도 있습니다. 바로 스웨덴 방역책임자들이 했던 인터뷰로, 특히 아래 세 개는 한국의 질병청 관계자와 그 전문가들이 반드시 반복해서 봐야 할 목록입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 사회, 특히 미래 세대에게 일말의 미안함이라도 느낀다면 국민들 에게 <스웨덴은 예전부터 존재하던 팬데믹 프로토콜을 충실히 따른 유일한 국가이며 결과적으로 유럽권에서 가장 적은 피해로 팬데믹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알리기 바랍니다. 


1. "Why lockdowns are the wrong policy" (왜 락다운은 잘못된 정책인가?) : 2020년 4월에 있었던 스웨덴의 전임 방역 책임자였던 Johan Giesecke교수 인터뷰

2. "Why we aren’t wearing masks in Sweden" (스웨덴은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나?) : 2020년 7월에 있었던 스웨덴 당시 방역 책임자였던 Anders Tegnell 박사 인터뷰

3. "Sweden won the argument on Covid"(스웨덴은 코로나에 대한 논쟁에서 이겼다) : 2021년 9월에 있었던 Anders Tegnell 박사 follow-up 인터뷰


여러 번 알려드렸듯 한국의 초과사망은 2022년 봄 이미 스웨덴을 넘어섰는데, 현재 질병청은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숨기고 있습니다. 링크 기사의 표는 2023년 10월 국감당시 질병청이 제출한 <국가별 초과사망 자료>로 그들은 여기에 스웨덴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국보다 낮은 초과사망을 보인 나라들은 모두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다>는 거짓말을 하죠. 한국 질병청은 이제 능력은 물론이고 도덕성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봅니다.


물론 스웨덴도 장기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백신을 이미 자연감염을 경험하고 지나간 많은 국민들에게 권장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방역이든 백신이든 국민들을 통제하고 강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다른 국가들의 행보에 비한다면 스웨덴의 성숙한 대처는 두고두고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언론도 K방역이라는 기만적인 방역정책이 어떻게 현실에서 악용되고 사회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는지에 대하여 심층취재해서 보도해야 합니다. 동시에 한국 정부도 다른 국가들처럼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복기를 시작해야 하고요. 그래야만 국민들이 <그래도 한국이 방역은 잘했다>라는 어리석고도 위험한 인식의 오류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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