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나의 것
주말 저녁 헬스장이 일찍 문을 닫아 개천가를 달렸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떨어지는 자리가 멀리서도 선명히 보였다.
바닥이 물로 흥건한 그곳을 조심히 피해서 달렸다.
순간, 만약 떨어진 물을 그대로 맞게 되었다면? 에피소드가 될 것 같은데! 발견해 버린 게 아쉬웠다.
‘자연재해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놓친 것.
조금은 작가가 된 건가. 소재 고갈에 불행이든 기행이든 일어나면 잠깐 울고 쾌재를 부르는 인간이 된 것이다.
불행이여 내게 오라.
눈물 닦으면 모두 에피소드일지니*.
*셀럽맷 님의 말에서 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