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하 May 19. 2024

어쩌다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는 어쩌다 시작해 버린 것들이 많다. 취미로서는 생활체육 종목으로서의 러닝, 초단편 소설 쓰기, 에세이툰 그리기가 추가되었고,  커리어 측면에서는 책 쓰기와 독서교육에 관심을 가진 교사 연구회의 회장, 1정 연수(1급 정교사 자격 연수) 멘토, 두드림 독서 수업의 지도 교사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생겼다. 들여다보면 오래된 신인들이다.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에 처음 참여한 것이 2012년, 그 후 가끔 10km 마라톤에 참여했고 2015년에는 하프를 뛰기도 했다. 달리기는 혼자 하는 것이라 생각해 누군가와 뛰어본 적은 없었다. 2021년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 HIIT에 몰입해 러닝과는 멀어졌다. 다시 불을 지핀 사건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자면, F45 저녁 클래스를 마치고 프친놈들과 마포대교를 뛴 경험, 동네 러닝 모임 사람과 달리기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한 것, 신입 회원이 러닝 고수여서 함께 달리며 코칭을 3개월 정도 받게 된 것이다. 모임에 들어가 러닝을 즐기는 사람을 보고 함께 뛰고, 배움과 실행에 돈과 시간을 쓰니 실력이 늘었다. 실력이 느니까 재미도 배가되었다. 지금은 1주일에 3회 이상 10-15km를 뛴다. 러너스하이를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잡생각 없이 호흡과 자세에만 집중하는 과정이 즐겁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2021년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기만)했다. 글쓰기와 아이패드 그리기는 말로만 했는데, 본격적인 수업을 들으며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선망하던 에세이툰의 작가님에게 직접 지도를 받고 에세이툰 계정까지 만드는 것이 커리큘럼인 6주 코스와  짧은 소설을 쓰고 합평을 하는 소설가가 진행하는 4주 코스. 입금은 실행을 가능케 했다. 아가리 스타터에서 찐 스타터가 되게 만들었다.


  정희원 교수님이 저속노화를 위해서는 영양제 끊고 운동에 돈을 쓰라고 하셨는데, 같은 맥락으로 새로운 배움에 시간과 돈을 쓰는 일은 삶에 영양분이 되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좋아하고 연구하기를 좋아하는 교사라는 이미지가 주변인들에 전해져, 자연히 관련된 일들이 들어왔다.

  

  어쩌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취미도 일도 깊어지고 넓어졌다.


  러닝 모임에서는 걷기도 자주 하는데, 오랜 시간 함께 걷기를 하며 코드가 맞는 사람을 만났고 걷기 후에 술도 한 잔 하다 보니 연애도 시작하게 되었다.


  어쩌다 싹이 나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거름을 꾸준히 주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대가 없이 즐기는 기쁨의 나날을 계속 보낼 예정이다. 꾸준한 나날이 기대치 않던 보상을 가져다줄 거라 믿는다. 하지만 보상이 없어도 괜찮다. 지금, 오늘을 즐겼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