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주변에서 본 쇼킹한 불륜썰 1~5위

4위: 은영이네

by 강나린

초등학교 때 오전반 오후반이 있었어. 요새야 출산률 낮다고 난리지만 나 때만 해도 아직 그러기 전이라 한 학년에 15반 이상이 있었고 한 반에 60명 정도 있었어. 교실에 자리가 모자라서 오전/오후반을 1~2년 정도 했었어. 난 형제가 나 말고도 3명 더 있고 막내 빼고는 나이도 비슷한데다 내가 살던 아파트에 우리 또래 아이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한 번은 나만 오후반이고 다들 오전반이었을 때가 있었거든. 다들 학교 가고 텅빈 아파트 놀이터에서 나 혼자 놀고 있었는데 우리 아래층에 사는 우리 언니 친구 은영 언니의 아빠가 집으로 다시 들어가시는 거야. 오전 10시 정도였고 내가 은영 언니가 아침에 아빠랑 같이 집에서 나가는 걸 우리 언니 나가는 거 보면서 분명히 봤었거든? 그래서 난 아저씨가 뭘 두고 나가셨나 보다 했어. 근데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아저씨가 아침에 분명히 자기 딸이랑 같이 집을 나서서 아파트 단지 출입구까지 같이 걸어나가서 딸은 학교 쪽으로, 자기는 반대쪽으로 손 흔들고 다정하게 헤어지는 걸 봤단 말이야? 근데 꼭 오전 10시쯤이 되어 다들 출근, 등교 다 하고 신문, 우유 등 배달 시간도 다 지나고 집에 남은 주부들은 집 치우면서 아침 티브이 보느라 세상 조용해지면 꼭 뭐 중요한 걸 잊은 사람처럼 허둥지둥 집으로 들어갔다가 한30분 있다 다시 나가는 거야. 한 번은 놀이터 모래밭에 놀던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항상 오며가며 인사하는 나를 낯선이 대하듯이 무시하고 다급하고도 묵묵히 그냥 가는 거야. 난 좀 무안하기도 해서 그냥 그 다음부터는 그 아저씨 보이면 괜히 미끄럼틀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숨었어. 별로 신경 안 쓰고 지내다 오전/오후반 로테이션이 바뀌었고 오전반에 가게 되면서 그 일은 잊고 지나갔어. 어느 토요일 저녁에 아래층이 늦게까지 떠들썩하더라. 엄마가 그러는데 아래층 은영이네 큰아빠네랑 고모네가 놀러와서 그집이 오늘 손님을 치른다는 거야. 은영엄마가 낮에 시장에 가더라면서. 아주 늦은 시간이 되어 왁자하게 나가는 소리가 들리길래 베란다 쪽으로 나가서 슬쩍 구경했거든. 다들 근처에 사는지 차는 안 보이고 걸어서 갈 모양이던데 가로등에 비친 사람들 얼굴 보다가 나 뜨악했잖아. 은영 언니 아빠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거야. 그집 아저씨가 일란성 쌍둥이래. 나는 허걱 했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오후반할 때 본 걸 엄마한테 얘기 안 했는데 그로부터 1~2년쯤 지나 아래층에서 엄청 심각한 부부싸움 소리가 아파트 전체가 울리도록 난 적이 있었고, 의심하던 은영 아빠가 집을 급습(?)했다가 현장을 잡았다고 그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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